뿔난 네티즌 ‘옥션해킹’ 집단소송 본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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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4일 중국해커에 의해 발생한 오픈마켓 옥션의 해킹사고로 네티즌들이 집단소송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경찰 수사결과 개인정보 유출 회원 수가 1080만명을 넘은 것으로 17일 밝혀지자 네티즌들은 자신의 해킹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옥션으로 몰려들었다. 해당 사이트에 들어가 ‘개인 정보의 유출 여부 확인’을 이용하면 해킹을 당한 소비자에게는 ‘000회원님, 유감스럽게도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가 확인한 개인정보 유출 회원에 포함되어 있습니다’는 안내문이 나온다. 국민 4명중 1명이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입은 셈이다. 옥션 회원수는 약 1800만명이다.

옥션 측은 “경찰 조사 결과 유출이 확인된 회원 중 90% 이상은 이름과 아이디, 주민등록번호 등 일반 개인정보만 유출된 경우”라며 “패스워드나 신용카드정보 등 금융정보는 유출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해명에도 소비자는 불안하다.

네티즌의 옥션피해보상 집단소송은 주요포털사이트 카페 등에서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 네이버 카페 ‘명의도용 피해자 모임’의 운영자 ‘화양연화’는 “개인정보 유출이 확인된 옥션 회원을 모아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며 “인지대, 송달료, 증거조사비용 등 소송 수행에 드는 실비 1만원을 입금하는 네티즌을 모아 1인당 100만원씩의 피해배상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상선’의 김현성 변호사가 이들의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17일부터 18일 오전 9시까지 만 이틀만에 1만3600여명의 네티즌이 소송에 참여했다. 김 변호사는 “한꺼번에 많은 네티즌이 몰려 빠른 시일내에 법원에 소장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에서 판결한 금액의 20%를 성공보수로 받을 예정이다.

다음 카페 ‘옥션정보유출 소송모임’에도 피해를 입은 네티즌이 속속 모여들고 있다. 운영자인 법률사무소 ‘넥스트로’의 박진식 변호사는 이미 지난 3일 1차로 2078명의 네티즌을 모집해 옥션의 보안시스템 부재에 대한 책임을 물어 1인당 청구금액 200만원, 총 4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소장을 법원에 제출해 놓은 상태다.

박 변호사는 지난 4일부터 2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18일 하루만에 4000여명이 몰려드는 등 소송 움직임이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소송에 참여한 네티즌은 각자의 피해사례 증명서와 3만원의 소송 비용을 ‘넥스트로’측에 제출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국민은행의 고객 정보 유출 소송은 세 달에 1000여건이 접수됐는데 옥션 해킹 소송은 하루 사이에 4000건이 접수됐다”며 “빠르면 4월 초에 소장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이번 사건에서 승소할 경우 법원에서 판결한 금액의 30%를 수임료로 받을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집단소송을 낸 네티즌이 1인당 20만~50만원 정도의 배상금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온라인게임 리니지 ID와 비밀번호가 유출됐을 때 법원은 엔시소프트측에게 피해자 1인당 10만원씩 지급하라고 판결했었다. 또 11월 국민은행의 고객 정보 유출에 대해 법원은 1인당 20만원의 손해배상 판결을 내렸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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