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低 달러高 어디까지 갈것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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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달러화 강세 기조가 예상보다 훨씬 가파른 속도로 이어지면서 앞으로의 추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이같은 추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또 이런 변화가 세계 경제와 국내경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달러화에 대한 전망과 국내외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그리고 업계의 대응책등을 국내외에서 부문별로 정리해 본다.
[편집자註] 연일 계속되는 엔저(低)로 경제에 대한 불안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엔低의 파급효과가 가시화되려면 앞으로 6~9개월이 걸리겠지만수출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경기둔화가 앞당겨지고 국제수지가악화될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무역의 경우 우선 일본제품과 경쟁하는 수출상품은 가격경쟁력이약화돼 수출과 수입 모두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된다.
당장 대일수출이 감소하게 되고 국제시장에서도 가격경쟁력을 회복한 일본제품의 공세에 밀리게 된다.
이에따라 그동안 경기확장세를 주도해온 수출이 타격을 받을 때연착륙(軟着陸)하려던 경기가 갑자기 곤두박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심광수(沈光洙)산업은행 부총재보는 『달러 강세의 원인은 일본경제가 생각보다 좋지 않은데다 미국의 무역적자가 엔고 정책으로 다소간의 효과를 본것으로 평가한 美.日.獨등 선진국들이 더이상 일본경제를 이대로 방치해둘 수 없지 않느냐는데 인식을 같이한 결과라고 생각된다』며 달러에 대한 엔화 환율은 한동안 1백엔을 기준으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그동안 국내경기가 어느정도 엔高에 힘입은 결과라고 볼때 일시적으로나마 엔低로 인한 피해는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달러화의 강세로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화의 절하가 계속되고 있어 수출에 대한 엔低의 부정적인 효과를 어느 정도 상쇄시킬 수는 있겠지만 달러강세는 우리나라 외채의 원리금 상환부담을늘리고 국제원자재 수입단가를 높여 물가를 올리는 부작용도 있다. 이에 대해 재정경제원은 급속히 진행되는 엔低가 경기둔화를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도 아직 경제 정책 기조를 바꿀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국내외의 추세를 주시하되 여건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당장 정책을 전환할 경우 오히려 혼란만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90년 당시처럼 경기하강 국면에 오히려 팽창정책을펴 인플레를 부추기고 경기침체를 장기화시킨 경험도 참고로 삼고있다. 그러나 통상산업부는 외국인투자 유치정책을 보완하는 한편엔低로 기업들이 대일수입을 늘릴 것에 대비해 대일역조 개선을 위해 마련한 자본재산업 육성대책도 손질하기로 했다.
〈南潤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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