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越北 무용인 崔承喜조선족제자8명 내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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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월북무용인 최승희가 51년 중국에서 가르친 조선족제자 8명이광복 50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내한했다.
창무예술원(대표 김매자)초청으로 서울에 온 이들은 베이징(北京)중앙민족대학 교수인 김예화씨를 비롯,박영자.안승자.고홍녀.
허명월씨등 60대 원로무용인들.이중 박영자(61)씨와 안승자(60)씨는 10일 한국기자들과 만나 스승 최승희를 회고했다.두사람은 『최승희선생은 민족의 자랑』이라며 『광복 50주년을 맞아 스승의 춤을 되돌아보는 일은 의미깊은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두사람은 『최승희선생님은 가르칠 때는 매우 엄격해 학생들이 꼼짝 못했다.항상 무용가는 춤만 잘 추어서 되는게 아니라 미술.음악등 다방면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해야 한다고 가르쳤다』고 회고했다.또 공연이 끝나면 누가,어디서,어떻게 틀 렸는지 일일이 지적할 정도로 꼼꼼했다고 전했다.
우리나라 전통춤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신무용을 개척한 「전설적인 무용가」최승희는 중국정부초청으로 51년 베이징 중앙희극원에최승희무용연구소를 설립,제자들을 길렀다.
안승자씨는 『그때 중국인반과 조선족반 두 반을 운영하며 중국춤과 한국춤을 체계적으로 가르쳤다』며 『선생님은 한국무용 뿐아니라 중국춤도 체계화시켜 교육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박영자씨는 『선생님의 제자들은 모두 중국 각 성에서 낙후된 중국무용계를 조직적으로 체계화하는데 주도적인 역할들을 했다』고 전했다.조선족 제자들은 중국의 국립 중앙가무단과 동방가무단등에서 무용수.안무가로 비중있는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선생님이 북한으로 간 52년 이후에는 최승희무용연구소도 문을 닫았으며 56년 체코에서 우연히 한번 선생님을 만났을뿐 그 이후의 소식은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李 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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