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아줌마들의 동방신기’ 추가열 인기몰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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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소인 커피숍에서 그는 커피와 탄산음료만 아니면, 뭐든 좋다고 했다. 카페인이 목소리에 좋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가수 추가열(40·사진)은 참 독하게 미성을 관리한다. 안쓰러울 정도다. 술·담배는 물론 돼지고기, 밀가루 음식, 맵고 자극적인 음식, 탄산음료, 카페인 음료 등이 금식 리스트다. 한여름에도 에어컨을 틀지 않아 매니저도 죽을 지경이란다.

그는 미성이 간드러진 ‘나 같은 건 없는 건가요’ 등으로 아줌마들 사이에 동방신기로 통한다. 실제로 동방신기와 한솥밥을 먹고 있다. 동방신기·슈퍼주니어·소녀시대가 소속된 SM엔터테인먼트(회장 이수만)의 유일한 성인 가수다.

그가 싱글앨범 ‘하늘 눈물’로 또다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집시 음악에 한국적 멜로디를 가미한 이 노래는 SBS 드라마 ‘사랑해’에도 삽입됐다. ‘개구리 왕눈이’를 연상케 하는 플래시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는 온라인에서 화제다.

“원래 슈퍼주니어T의 2집 타이틀곡으로 줘서 녹음까지 마쳤는데, 계속 미련이 남더군요. 이수만 회장께 부탁해서 제가 먼저 부를 수 있도록 허락을 얻었습니다. ‘나 같은 건 없는 건가요’처럼 나중에 후배이자 제자인 슈퍼주니어T가 리메이크해 부를 겁니다.”

그는 카페·클럽 등 언더그라운드에서 17년간 잔뼈가 굵었다. 우연한 기회에 오디션을 거쳐 SM엔터테인먼트에 둥지를 틀었다. 2001년 오디션 때 이 회장의 기립박수를 받은 것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포크 음악을 하는 성인 가수가 SM에 있는 것은 생뚱맞은 일이죠. 회사에 들어갈 때 아직도 어색합니다. 이 회장은 요즘 아이돌 음악을 하고 있지만, 뿌리는 포크 음악입니다. 그 미련을 저를 통해 푸는 것 같습니다.”

그는 ‘하늘 눈물’뿐만 아니라 ‘할 말이 너무 많아요’(2집 타이틀 곡) 등에서 월드뮤직(안데스 음악·집시 음악)과의 접목을 꾸준히 시도해왔다.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힐링 음악’이 장차 주류 음악이 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우리 소리가 갖는 특유의 질감을 살려야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봅니다. 한국적 멜로디에 월드뮤직의 힐링 음악적 요소를 접목한 음악으로, 통기타 하나로 온갖 테크닉을 뽐내고 싶어요. 포크 음악의 매력? 나이 70이 넘어도 자기 색깔의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거죠.”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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