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비례대표 공천으로 공심위 작업에 먹칠”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57호 01면

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시골 의사’ 박경철(44)씨가 공천 과정에서 느꼈던 일들을 생생하게 소개했다. 총선 이전 인터뷰를 사양했던 그는 선거가 끝난 뒤인 11일 본지 기자와 만나 그동안 참았던 얘기들을 쏟아냈다.
박씨는 “비례대표 공천에서 공심위가 앞에서 했던 작업들에 일거에 먹칠을 했다”며 “우리가 목탄으로 스케치만 해놓은 상태에 검은색 잉크를 부어버린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공심위가 민주당을 화젯거리로 만들어준 것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있었나 싶다”면서 그 원인으로 비례대표 공천을 지목한 것이다.

민주당 박경철 공심위원 … 모든 과정 기록한 백서 정치학회에 제출키로

공천 과정에 있었던 치열한 로비전도 공개했다. 주말마다 자신이 운영하는 경북 안동의 병원에서 진료를 했던 그는 “후보가 안동의 병원까지 찾아온 적도 있다”며 “내가 없을 때는 아내가 근무하는 병원까지 찾아갔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의사 동료나 심지어 나의 학교 은사를 통해서도 청탁이 들어왔다”며 “청탁한 사람들은 공심위에 공개하고 10%씩 감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에게 청탁했던 사람들은 전부 탈락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공심위원들에 대한 마타도어가 도를 넘었다”며 “상상할 수 없는 음해가 있었다”고 공개했다. 박씨는 특히 “공천 심사의 전 과정을 낱낱이 기록해 백서로 만들고 있다”며 “이번 민주당의 공천 과정이 정치 발전을 위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백서 공개 여부에 대해선 “정치학회 같은 곳에 제출할까 생각 중”이라며 “정치학회 소속의 한나라당 공심위원도 요청해 왔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