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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서 첨단 仁術펼친다-경희의료봉사단 내일 출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카자흐의 고려인(高麗人.현지에서 한인을 일컫는 말)에게 고국의 인술이 펼쳐진다.
경희대부속 경희의료원 의료봉사단(단장 趙正源경희대부총장)24명은 4일부터 18일까지 카자흐스탄 공화국에서 우리 교민을 상대로 대대적인 의료봉사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中央日報 후원으로 실시되는 이번 봉사활동은 특히 과거의 청진기검진과 투약 위주의 단순의료봉사에서 벗어나 종합검진을 통한 질병치료와 예방으로 한 차원 높인 체계적 의료봉사활동의 새 장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X레이는 물론 초음파촬영.내시경촬영.심전도검사.생화학분석 등에 필요한 장비 일체를 구비했고 한방침구과까지 동행해 「종합병원이 이동」하는 셈이다.
경희의료원의 해외의료봉사사업은▲82년 태국▲84년 인도네시아▲92년 수단▲93년 몽골에 이어 5번째.올해는 특히 광복50주년을 맞아 일제의 압제에 맞서거나 이를 피해 이주해 간 교민들이 터를 잡고 살고 있는 카자흐스탄을 택했다.
카자흐스탄은 舊소련붕괴와 함께 91년12월 독립을 선포한 뒤독립국가연합(CIS)에 가입하고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강력한 사유화.개방화 정책을 펼치고 있으나,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93년 대비 34% 감소하고 물가상승률이 1 천2백58%에이르는 등 현재 심각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같은 현지사정을 감안해 경희의료원의 이번 의료봉사활동은 현지의 정확한 질병 및 의료현황을 파악하고,의료봉사활동이 일과성(一過性)으로 끝나지 않고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도록 내과.
산부인과.소아과 등 7개 진료과목의 양방.한방의사 및 약사.임상병리사.학생.행정요원 등 24명으로 구성했으며,필요한 경우 봉사활동이 끝난 뒤에도 환자를 국내로 후송해 치료할 계획이다.
또 카자흐스탄에는 이번 봉사활동지로 선정된 알마아타와 크질오르다를 비롯해 카라간다.침켄트.잠불 등지에 11만명의 고려인들이 살고 있어 이들에 대한 진료봉사와 함께 같은 민족이 이질적인 풍토에서 겪게 된 체질변화 등 의학적 연구도 병행할 방침이다. 이곳의 한인들은 대부분 1812년 홍경래란(洪景來亂) 직후부터 연해주로 이주를 시작해 일제시대 독립운동의 본거지로 활동하다 1937년 스탈린의 강제이주와 숙청 등으로 사막의 불모지인 이곳까지 쫓겨 오는 등,1백80여년의 박해와 고 난의 역사를 살아 온 「카레이스키」(러시아의 한인)의 후예들이다.
지난해 8월15일 카자흐스탄내 우스토베市에서 57년만에 처음으로 광복절기념식을 겸한 민족축제를 가진 데 이어 올해는 광복50주년을 맞아 수도인 알마아타 등지에서 성대한 민족화합축제를개최할 계획이다.
경희의료봉사단은 이 축제에 참여하는 한편 크질오르다에 있는 홍범도(洪範圖)장군묘역 등을 참배하는 등 민족동질성 회복을 위한 활동도 펼칠 예정이다.
〈郭輔炫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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