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골퍼 세계평정 올3개 그랜드슬램대회 싹쓸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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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세계프로골프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90년대 들어 세계프로골프계는 골프의 메카인 영국을 비롯한 유럽 선수들이 주도해왔으나 올해를 계기로 파워골프를 앞세운 미국 선수들의 무대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95마스터스를 시작으로 미국오픈.영국오픈.미국프로골프선수권(PGA)대회로 이어지는 4개 메이저대회(그랜드슬램)의 올 성적표가 이같은 판도변화를 잘 말해주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국PGA선수권대회만을 남겨놓고 있는 25일 현재 앞서 벌어진 3개 빅타이틀은 당초 예상을 뒤엎고 모두미국선수의 수중에 들어갔다.단 한차례의 메이저 타이틀을 따내지못했던 지난해와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며 판도변 화의 주역으로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미국선수들이 압도적으로 많아 수적우위를 확보하고 있는데다 그동안의 부진에 자극받은 선수들간의 경쟁심리를 북돋운 결과라는 분석이다.
〈鄭太熙기자〉 이에따라 미국선수들은 올시즌 마지막 남은 PGA선수권대회(8월11~14일)마저 석권,그동안 짓밟혀온 미국골프의 자존심을 완전히 회복하겠다는 기세다.
우선 24일 끝난 영국오픈의 경우 그린의 난폭자란 오명이 따라다니는 존 댈리(29)가 콘스탄티노 로카(이탈리아)와의 연장승부끝에 대망의 우승컵을 안았다.
그는 이번 우승과 함께 영국오픈에서 장타로는 결코 우승할 수없다는 기존의 관념을 여지없이 무너뜨리며 파워골프의 위세를 위풍당당히 떨쳐 보여 세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 지난달 치러진 미국오픈(미국롱아일랜드)에서는 쇼트게임의 귀재 코리 페이번(37)이 93년 이 대회 수응자인 그레그 노먼(호주)을 2타차로 따돌리고 역전 우승,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쥐는 영광을 누렸다. 퍼팅의 천재 벤 크렌쇼(43)는지난4월 오거스타 내셔널골프클럽에서 벌어진 95마스터스대회에서 특유의 퍼팅기술을 과시하며 역전우승,11년만에 그린재킷을 다시입는 행운아가 됐다. 이처럼 미국선수들의 기대이상의 선전은유럽.호주.남아공등 출신의 걸출한 스타급선수의 상대적인 부진에편승,최근 몇년사이 볼수 없었던 기현상으로 보는 시각도 나오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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