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北韓)에 제공할 경수로제작을 맡게될 국내 관련기관끼리 삐걱거리고 있다.한국원자력연구소의 대북(對北) 경수로지원 관련프로젝트책임자의 보직이 해임되면서 들리는 소리다.대북 경수로공급계약 협상을 벌이기도 전에 마치 집안싸움이라도 벌어진듯한 인상까지 주고 있다.인사조치를 하게 된 배경이 한전(韓電)과 원자력연구소의 갈등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한전은대북 경수로공급의 주계약자가 되고,원자력연구소는 경수로제작의 핵심인 설계를 맡게 될 두개의 기 둥이라 할 수 있다.
이같은 잡음이 일기 전부터 한국형경수로를 관철하는데 우리는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비록 콸라룸푸르의 미국-북한 회담을 통해 가까스로 한국형을 보장받아 한고비 넘기기는 했으나 앞으로도북한의 트집이나 이 사업에서 한몫이라도 더 챙기 려는 미국기업들의 책동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있어왔다.
우리 내부에서 똘똘 뭉쳐 협력한다는 것을 전제로 해도 그런 우려가 있는 터에 경수로사업의 중심이 될 두 기관끼리 갈등이 있다면 이는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다.그 갈등이란 것이 마치 주도권 다툼에 있는 것 처럼 밖으로 비쳐지는 것도 문제다.
이번에 보직해임된 프로젝트책임자는 경수로사업에서 한전과 원자력연구소가 수평적인 관계에서 컨소시엄형태로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사업규모 전체로 보아 원자력연구소의 참여비율이 비록 2.1%에 지나지 않지만 원자 로의 성능과안전성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다.그러나 정부와 한전은사업의 규모나 성격상 원자력연구소가 한전의 하청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이러한 의견대립이 있었던 것은 관련기관이나 정부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져왔던 일 이다.의견대립 자체가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서로 다른 의견을 조정하고 보완하면 훨씬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정부를 비롯한 관계기관들은 당연히그런 이견이 갈등으로 비치지 않도록 조정력을 발휘했어야 했다.
이번 잡음이 북한과의 경수로 공급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