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에살고재산도키우고>경기도이천군 금당리 金在基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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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쇼핑하다 보면 여러군데를 돌아다니며 물건을 많이 보더라도 결국은 처음에 점찍었던 물건을 사게 되는 경우가 많다.
선입관을 갖지 않고 물건을 고를 때의 판단이 그만큼 정확하다. 부동산을 살때도 마찬가지다.발바닥이 닳도록 돌아다니다 원점으로 되돌아 와 그 물건을 놓고 다시 흥정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러나 공산품과 달리 부동산은 가격 변동이 심하다.그 사이에 값이 올라 있다면 그 흥정은 십중팔구 깨진다.「 그때 샀으면 반값에 살 수 있었는데…」라는 생각 때문에 억울해서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 수 없다.그래서 부동산은 값에 관한 내력을 알고는 못산다고 한다.
무려 4년간을 헤맨끝에 지난 2월말 경기도이천군설성면금당리에터전을 마련한 김재기(金在基.40.정화산업 상무)씨도 너무 돌아다니다 시기를 놓친 경우다.환경공학을 전공했고 환경설비 사업을 하고 있어 누구보다 좋은 환경에 대한 애착이 강했던 그는 지난 91년부터 터를 보러 다녔다.
경기도 하남시에서 시작해 남양주.가평.양수리일대를 두루 섭렵하고 돌아다니던 사이 그가 처음에 봐두었던 땅들은 대부분 곱절이상 값이 뛰었다.
서울에서 비교적 가까워 전원주택지로 각광받게 되면서 그를 뒤따라 온 사람들이 그만큼 값을 올려 놓은 것이다.
결국 아직은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이천으로 방향을 돌렸다.이교훈을 살려 지금의 이 땅은 두번만 보고 바로 계약했다.집에서약 20분 거리인 중부고속도로 일죽인터체인지를 통하면 서울까지1시간대에 출근이 가능했고 집에서 1㎞권 내 에 초.중.고교가몰려 있어 교육여건도 괜찮았다.마을 한가운데 2차선 도로변에 접한 3백50평의 밭을 4천만원(평당 약 11만5천원)에 샀다. 서울 개봉동에 있던 25평짜리 연립주택을 팔고 올 계획이었지만 바로 나가지 않아 땅값과 같은 금액에 전세를 놓았다.
농지전용등 건축에 필요한 절차는 땅을 소개해준 덕수공인중개사사무소(대표 권영상.0336(641)5200)에서 모두 대행해주었다.전원주택에 대한 꿈을 키울때부터 어떻게든 집은 통나무로짓고 싶었다.
그러나 미국.캐나다 등에서 수입되는 통나무집은 평당 건축비가2백50만원이상 호가했다.수소문끝에 호주산 통나무집이 비교적 저렴하다는 것을 알고 33평형 키트(Kit:집 한채를 완전히 조립할 수 있는 통나무 목재 일습)를 3천5백만 원에 샀다.이밖에 기초 및 내장공사에 2천5백만원이 더 들어 총 건축비는 평당 1백80만원 꼴이었다.
그러나 실내 전용면적만 33평이고 데크(아파트의 발코니에 해당)가 8평 딸린 것을 생각하면 실제 건축비는 그보다 싼 셈이었다. 통나무집으로 이사온 뒤 金씨가 피부로 느끼는 변화는 「잠을 푹 잔다」는 것이었다.벽돌집에 살 때는 8시간을 자도 항상 잠이 모자랐는데 이제는 6시간만 자도 거뜬하다는 것이다.시골의 맑은 공기 덕분도 있겠지만 방바닥만 빼고는 사방이 통나무로 둘러싸여 마치 숲속에서 자는 것 같은 주거환경 덕이라고 그는 믿고 있다.
李光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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