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생각합니다>은근슬쩍 넘어가는 5.18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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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광주사태 주역들의 판결을 보면서 말할 수 없는 환멸과 분개는물론 이 땅에 태어난 것이 비극으로 느껴진다.
대선 당시 현재의 대통령은 피해자도 가해자도 아닌 자신만이 광주사태 해결의 적임자라고 공약했다.가해자의 당을 업고 당선되었으니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이런 식으로 국민을 실망시킬 수 있는가.
부모.형제.자녀를 가슴에 묻고 지금도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그분들이 법으로 위로 받지 못한다면 그 사무친 원한은 누가 풀어줄 것이며 힘없는 백성은 뭘 믿고 살아야 한단 말인가. 최규하(崔圭夏)前대통령은 사죄하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국민에게 밝혀야 마땅하다.4천만의 생사를 걸머쥔 최고의 통치권자가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살상극을 묵인하고도 말한마디못하는 바보스러운 처사에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
시간이 지나면 너무도 쉽게 잊어버리는 우리 민족의 묘한 심리를 잘 이용한 검찰에도 한마디하겠다.자신의 양심은 속일 수 있어도 위에 계신 하나님은 속일 수 없다는 것을.
이제 과감하게 묵은 때를 벗고 소신껏 일할 때다.
갖은 수단으로 시효기간만 넘기려하지 말고 조속한 해결을 해야한다. 대통령이 법을 다스리고 대통령의 눈치나 살피는 검찰이 아닌,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정부와 검찰이 돼야 한다.
이춘해〈서울서초구방배3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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