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총선 화두’ 바꿔 “안정이 아닌 변화를 위하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왼쪽에서 셋째)가 3일 광주시 사직동 광주공원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광주=오종택 기자]

한나라당이 ‘안정’ 대신 ‘변화’의 깃발로 바꿔 들었다. 안상수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은 3일 경기도당에서 열린 3차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한나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면 경제를 살리기 위한 변화를 추진하지 못한다”며 “이는 정권 교체의 의미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강재섭 대표는 이틀 연속 변화를 화두로 내걸었다. 1일 관훈클럽 토론회 기조연설에서 “지난 대선에서 우리 국민은 변화를 선택했다”며 “갓 한 달 된 이명박 정부를 견제하겠다는 야당의 주장은 정치 공세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다음날 수도권 지원 유세에서도 “언론에서 안정이냐 견제냐에 초점 맞추는데 한나라당은 안정이 아니라 변화하자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조윤선 대변인 또한 3일 ‘이제는 변화할 때’라는 논평을 내놓았다. “통합민주당은 아예 한 치 앞도 나가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는 맹목적인 방해에 불과하다. 이번 총선은 이명박 대통령을 뽑아준 국민이 다시 한번 변화를 제대로 실현할 수 있는 힘을 실어줄 기회”라는 얘기였다. 이명박 대통령도 2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우리는 지금 여당 안정론이 아니라 변화 발전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말했었다.

한나라당이 일제히 변화를 들고 나온 것은 ‘안정 대 견제’의 총선 구도를 ‘변화 대 견제’로 바꾸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전체 상임위에서 한나라당이 과반을 할 수 있는 168석 이상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여론이 야권의 견제론으로 쏠리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실제 통합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야권은 ‘거여 견제론’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조 대변인은 “우리는 변화시키겠다는 거지 안주하겠다는 게 아니다”며 “인수위 활동이나 정부조직 개편 과정을 돌이켜보면 안정 이전에 변화를 추진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단 점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내각 인사와 공천 파동을 겪으며 떨어져나간 이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대선의 기억’을 되살리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대표 비서실장인 정진섭 의원은 “대선에서 변화를 요구한 국민의 뜻을 완수하도록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힘을 달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권호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