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黨출범민주당표정-李총재,新黨창당대회후로 全大 연기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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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민주당이 쪼개졌다.18일 김대중(金大中)亞太재단이사장의 신당창당 선언으로 민주당은 이기택(李基澤)총재측과 구당(救黨)모임등 두 개의 다른 목소리가 공존하는 소수당으로 전락했다.
당직자들은 이날 하루종일 삼삼오오 모여 자신들의 기약 없는 앞날을 논의하는 모습이었다.
이 와중에 李총재와 구당모임 양측은 각자『신당창당 반대』를 부르짖었으며,특히 구당모임은 李총재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李총재는 썰렁한당을 재건하기 위한 방안을 구체적으로 모색하는작업에 돌입했다.
◇李총재=李총재는 이날 마포당사에 정상 출근해 당무를 집행하는 등 당내 최대계보인 동교동계가 떠나 왜소해진 당을 사수하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표명.
그는 金이사장의 기자회견을 당 총재실에서 TV로 지켜보며 『이제 우리정치는 3金정치를 종식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거듭 주장.
그는 회견을 보며 기자들이 정계복귀를 꼬집거나 곤란한 질문을할 때면 간간이『기자들의 질문수준이 높다』고 나름대로 평가하기도. 이어 그는 『앞으로 뜻을 같이하는 동지들과 재창당의 각오로 당 재건에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한 뒤 『다음 총선에서 3金시대를 종식하기 위해 당 개혁에도 박차를 가할것』이라고 다짐.
특히 李총재는 신당창당에 따른 동요를 의식한 듯 소속의원 및당직자들을 여의도 음식점으로 초청해 오찬을 같이하며 『당 재건에 힘을 합치자』고 다잡기도.
한편 李총재는 20일 기자회견을 앞두고 신당 비판과 함께 당내 개혁안을 제시하는 데도 무게를 두기로 결정했는데 특히 구당파를 겨냥해 8월전당대회를 신당의 창당대회후로 연기하는 것도 검토중이라는 후문.
◇구당모임=구당모임은 이날 두 차례에 걸친 기자회견을 통해 金이사장의 신당창당 부당성을 지적하는 한편 李총재의 사퇴를 거듭 촉구.
제정구(諸廷坵)의원은 성명서를 통해 『신당창당은 6.27 지방선거 결과를 주관적으로 해석한 데 따른 오판』이라며 『신당은민주당으로 향했던 민의를 담아낼 수 없는 정당』이라고 비판.
그는 성명서에서▲민의 왜곡▲전근대적인 정치▲지역주의 심화▲야권분열▲순리역행▲정당정치.민주화 포기▲수구세력의 재등장 조장등7가지를 들어 신당창당의 부당성을 조목조목 지적.
구당모임은 李총재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李총재는 공당대표로 당 전체의 이익과 발전을 위하기보다는 자신과 계보의 파당적 이익을 앞세우기에 급급했다』고 비난.
그러나 구당모임은 자신들의 구당노력에도 불구하고 신당 창당이공식화됨에 따라 다소 허탈한 모습.
〈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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