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위>꿈에본 생환-朴양"어젯밤 스님이 사과 건네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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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삼풍백화점 붕괴현장에서 기적의 생환을 한 박승현(朴勝賢)양 본인과 朴양의 어머니.친척,또 다른 생환자인 유지환(柳智丸)양의 어머니가 한결같이 사고와 구조를 암시하는 꿈을 꿨다고 증언하고 있어 화제다.
매몰 17일만에 살아 돌아온 朴양의 어머니 고순영(高順英.45)씨는 15일 아침 친척 高우영(47)씨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어젯밤 꿈에 승현이가 살아나오는 모습을 봤는데 뭔가 좋은일이 있을 것같다』는 내용이었다.
高씨는 가슴이 조여왔다.살아있기를 바라는 심정이야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지만 혹시 딸의 시체가 발굴되는게 아닐까 하는 서글픔 때문이었다.
우연의 일치였을까.매몰됐다 구조된 朴양도 병실을 찾아온 어머니에게 『구조직전 꿈을 꿨다』고 얘기했다.
『어젯밤 스님이 사과를 건네주는 꿈을 꿨어요.그래서 혹시 구조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졌어요.』 高씨는 딸이 사고를 당하기 전날도 꿈을 꿨었다.딸 승현양이 앰뷸런스에 실려가는 꿈이었다.잠에서 깨 불길한 생각이 들었지만 「무슨일 있으려고…」하며그냥 넘어갔었다.삼풍백화점이 무너지고 나서야 高씨는 그 꿈이 떠올라 땅을 쳤었다.
「꿈의 계시」는 11일 구조된 柳양의 어머니 정광임(鄭光任.
48)씨에게도 있었다.鄭씨는 딸 지환양 구조 이틀전인 9일 밤사고현장 인근 실종자대책본부에서 쭈그리고 잠을 자다 꿈속에서 「지하에 매몰된 딸」을 만났다.지환이가 밝고 환하 게 웃고 있었다. 〈李炯敎.郭輔炫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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