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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웨이브>美은행 합병바람 남의일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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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요즘 미국에서는 은행간 합병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지난달 19일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은행지주회사인 퍼스트 유니온은 뉴저지주의 퍼스트 피델리티사를 54억달러에 매입하는 미국역사상 최대규모의 합병을 발표했다.
통합된 회사는 자산규모면에서 미국내 6위 은행지주회사가 될 것이다.또 지난 11일 펜실베이니아주의 PNC뱅크가 뉴저지주의미들랜틱社를 28억 달러에 매입하는 것을 발표한 데 이어 그 다음날에는 미시간주의 NBD가 일리노이주의 퍼스 트 시카고사를53억달러에 매입하는 사상 2번째 규모의 합병을 발표했다.통합된 회사는 각각 미국내 11위,8위의 은행지주 회사로 새로 태어나게 된다.그런데 현재 상당수의 은행들 사이에 합병논의가 진행중이어서 향후에도 큰 규모의 합병 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있다.그렇다면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무엇일까.
첫째 최근 몇 년간 진행된 경기호황 때문에 은행들은 큰 이익을 올려 현금이 풍부하다는 것이다.한 예측에 따르면 90년대말까지 미국의 상업은행들은 약 1천5백억달러의 여유자금이 생길 것이라 하는데 이는 미국내 투신사 전부를 두 번이 나 매수하고도 남는 금액이다.그러나 미국경기의 軟착륙 진행으로 은행들은 배당을 크게 늘리는 이외에는 향후 여유자금을 마땅히 굴릴 데가없는 상태다.그러므로 은행들은 차제에 이 돈으로 다른 은행을 매수,대형화해 규모의 경제 확보와 비 용절감 등으로 차후 불황에 대비하며 경쟁력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둘째로는 법규개정에 대한 대응을 들 수 있다.작년말 의회는 은행들이 본부가 있는 주 이외의 다른 주에서 영업하는 것을 제한하는 규제를 크게 완화했다.은행들은 이를 다른 주 은행과의 합병을 통해 업무영역을 넓히는 기회로 삼고 있다.
또한 은행의 증권업 및 보험업 진출을 금지하는 글래스-스티걸법이 예상대로 조만간 폐기되어 은행지점에서 증권 및 보험상품의판매가 허용될 경우 합병으로 지점수를 늘려 놓는 것이 경쟁력확보의 관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로 정보시스템의 발달로 은행들은 고객들에게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으나 이에 관련된 투자규모가 막대하고 이를 이용한 고객유치에 실패할 위험성도 커서 합병을 통해 위험을 분산해 보자는 의도를 들 수 있겠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은 남의 나라 일만은 아닌 것 같다.세계무역기구(WTO) 금융협상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 등에따라 우리의 금융산업 개방은 더욱 가속될 전망인데 이는 향후 진출할 미국 금융기관들이 더욱 덩치를 키운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당국은 현재 진행중인 금융산업 개편을 신속히 추진해 금융기관의 대형화를 유도하고 우리 금융기관들도 경쟁력 강화에 가일층 노력을 경주해야겠다.
〈三星경제硏 금융증권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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