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豊붕괴 세번째 기적-朴양살린 기적의 공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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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천혜(天惠)의 기적공간」.
15일 朴승현양을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광명의 빛으로 이끌어낸현장구조대원들은 朴양이 한자락의 목숨을 굳건히 쥐고 있었던 공간을 보고는 탄성을 질렀다.
朴양의 몸위로 가로놓여진 기둥빔이 겹겹이 무너진 상판을 아슬하게 지탱하고 있었으며 기둥빔과 지하2층 상판과 약 40㎝의 틈새가 벌어져 그 사이에서 朴양이 살아날 수 있었던 것.
朴양이 발견된 지점은 삼풍백화점 붕괴된 북관(A동)지역에서 중앙플라자 부근 지하1층.
지난 9일 최명석(崔明錫)군과 11일 유지환(柳智丸)양이 구조된 지점을 대각선으로 연결하면 崔군으로부터 약 11m, 柳양으로부터 약 7m 남서쪽으로 떨어진 지점이었다.
朴양의 생존사실을 제일먼저 확인한 산천개발소속 안광식(安光植.37)작업반장은 『기둥빔 위로 겹겹이 무너져 내린 상판 사이에서 지금까지 3구의 시신과 기둥빔 근처에서 14일부터 30구의 시신이 무더기로 발굴됐었다』고 말했다.결국 기 둥빔이 구조직전까지 朴양을 고이 지켜주는 기적을 만들어낸 것.
산천개발의 임성빈(任星彬.50)전무는 『朴양이 구조된 부근에서 외관상 비슷하게 보이는 생존공간이 4개정도 발견됐지만 朴양만이 혜택을 입을 수 있었다』며 놀라워했다.
특히 朴양이 누워있던 발쪽부분에는 철제 사물함이 놓여있어 상판 받침대 구실을 했다.
지난 1일 미화원 24명이 극적으로 살아났던 지하3층 대기실의 경우는 지하기둥이 무너져내리는 상판을 떠받치면서 생겨난 공간. 미화원 24명의 경우 기둥이 넘어지지 않은 채 상판을 받치고 있었으므로 몸을 곧추세울 수 있는 높이는 확보됐었지만 朴양의 경우는 기둥빔이 쓰러지면서도 朴양의 뉘어진 몸을 덮치지 않을 정도의 공간높이를 만들어냈다.
현대건설의 朴종남부장은 『崔군.柳양.朴양등의 경우처럼 건물지하에 있던 생존자들이 발견되는 것은 상판이 내려앉으면서 완충작용을 하는 기둥빔이나 에스컬레이터등에 걸려 공간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康弘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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