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백화점 붕괴 제3의 기적 일어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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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제 3의 기적」이 또 일어날 수 있을까.
최명석(崔明錫)군과 유지환(柳智丸)양 극적 구조로 또다른 생환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속에 생존자 수색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柳양 생환이후 만3일이 넘도록 또다른 기적이 나타나지 않아 관계자들의 마음을 어둡게 하고 있다.
두 젊은이의 구조를 계기로 실종자 가족은 물론 대책본부도 구조반 인원과생존자 탐사장비를 대폭 보강,추가 생존자 구조에 전력을 쏟아왔다.
실종자 가족들은 우선 두사람이 발견된 장소처럼 에스컬레이터나지하 주차장의 출입구 기둥 주위등 상대적으로 튼튼한 주변구조물사이에 공간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실종자 가족들은 柳양이 물과 음식없이 10여일 이상을 버텼다는 점을 들어 추가 생존자 가능성은 아직도 크다고 기대하고 있다.
의료진 역시 음식물 섭취가 중단돼도 물.공간.산소등「생존의 3요소」가 확보되고 부상만 입지 않은 청.장년은 이론적으로 20일~최대 1백일까지 생존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아직도 생사 확인이 안된 4백여명의 실종자중 3백40여명에 달하는 10~30대의 비교적 젊은 연령층 실종자는 생존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책본부측은 추가 생존자 가능성에 대해 갈수록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구조작업의 지연.
무엇보다 생존자및 시체가 가장 많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 외곽 주변의 경우 남아 있는 외벽의 붕괴 위험성 때문에 구조및 시체 발굴작업을 제대로 벌이지 못하고 있다.
「기적의 공간과 틈새」를 찾는 작업이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도 가능성을 낮게하는 요인중 하나다.
대책본부는『崔군과 柳양이 발견된 A동(북관)중앙부를 비롯,외벽주변등 건물 가장자리.지하주차장.B동(남관)중앙홀의 빈 공간에 대해 열감지기.내시경카메라등을 동원,수차례 수색작업을 폈지만 성과가 없었다』고 말하고 있다.
공간이 확보된 지하 주차장 부근 역시 붕괴 직후 발생한 화재로 유독가스가 상당히 퍼져 있는데다 소방수와 장마비를 맞아 지하에 물이 고이기 시작하는등 생존환경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생존 3요소」가 확보됐다해도 우천등 나쁜기상 조건에다 콘크리트등 차가운 잔재에 체온을 뺏기는 저체온증,극심한 공포등 스트레스로 인한 급격한 열량 손실로 인해 추가매몰자의 생존 시간이 급격히 줄고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대책본부는 추가 생존자 구조 가능성이 1%미만으로 떨어지더라도 포기않고 끝까지 구조작업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表載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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