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비행기 타주면 돈도 드립니다" 황당 마케팅

중앙일보

입력

영국의 유명한 저가 항공사 플라이비(Flybe)가 최근 영국 동부에 있는 노르위치 공항에서 더블린으로 가는 비행기 승객들을 공짜로 실어 날랐다고 AFP통신이 31일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3월말에 이 비행기를 탄 몇몇 승객은 요금을 내기는 커녕 플라이비 항공사측으로 부터 오히려 돈을 받고 항공 여행을 즐겼다고 AFP통신은 덧붙였다. 플라이비는 노르위치 공항에서 파리·더블린 등 11개 도시로 취항하고 있다.

플라이비가 승객들에게 공짜 여행을 제공한 것은 노르위치 공항측과 맺은 계약에 따라 벌금 28만 파운드(약 5억4600만원)를 내지 않기 위해서였다.

31일 플라이비 항공사가 밝힌 바에 따르면 이 항공사는 노르위치 공항과 맺은 3년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인 31일까지 더블린과 런던으로 최소한 1만5000명의 승객을 실어날라야 한다. 만약 수송 인원이 이에 미치지 못하면 계약시 약속한 벌금을 물어야 한다는 조건이었다. 이에 지난 달 26일 중간 점검을 해본 결과 목표 인원 1만5000명에서 172명이 모자라는 상태였다.

그래서 항공사측은 자사 인터넷 사이트에 공짜로 비행기 표를 나눠준다는 광고를 내고 손님을 기다렸다. 그래도 안심이 안돼 엑스트라 모집 전문 사이트에 더블린으로 출발해 노르위치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타주기만 하면 하루에 80파운드를 수고비로 준다는 광고까지 냈다. 그리고 이 경우에는 하루에 세번 왕복 비행기를 타야 할 수도 있음을 미리 알렸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이 알려진 뒤 노르위치 공항측은 플라이비 항공사가 약속한 목표 승객을 달성한다 하더라도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플라이비가 동원한 수단이 계약 정신을 위배했다는게 이유였다.

박경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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