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어떤 단체인가-非폭력 내세운 지구환경 파수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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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프랑스 핵실험 재개에 맞서 해상시위를 벌이고 있는 국제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그린피스는 이미 포경(捕鯨)금지,냉장고 냉매로 사용되는 프레온가스(CFC)추방,일본으로 향하는 핵폐기물 해상수송 방해등 운동을 통해 국제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온 바 있다.
특히 지난달 영국과 네덜란드의 합작석유회사인 셸이 북해(北海)에서 해상 석유저유탑(貯油塔)을 수몰(水沒)시키려하자 국제 여론을 주도하며 지상해체로 후퇴하게 해 비정부기구(NGO)운동사상 최대의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71년 캐나다 밴쿠버에서 미국의 알래스카 핵실험에 반대하며 베트남전 징용기피자와 인디언 보호주의자등이 모여 탄생한 그린피스는 당시까지 초라하기 짝이없는 단체였다.
그러나 캐나다 실업인 데이빗 맥 타거트가 초대 그린피스회장을맡아 신속한 정보전달체계를 갖추면서 세계 최대의 압력단체로 부상하기 시작했다.전세계에 30개 지부를 두고 있는 그린피스는 미국 보스턴에 위성수신기를 설비한 재송신센터를 중심으로 모든 지부를 전자컴퓨터망으로 연결,일사불란한 정보전달체계를 유지하고있다.타거트 회장은 89년 유조선등 해상오염원을 추적하기 위해옛소련으로부터 통신첩보위성을 사들이려 시도하다 수백만달러의 예산 때문에 포기하기도 했다.
이번 남태평양 무루로아 산호섬에 파견된 레인보 워리어2호등 7척의 배를 보유한 그린피스는 선박유지에만 年4백50만달러를 지출하는데,모든 비용은 전세계 4백50만 후원자들로부터 연간 1억5천만~1억7천만달러(1천2백억~1천3백60억 원)를 기부받아 활동하고 있다.
91년 걸프戰이 터지면서 평화와 비폭력을 강령으로 한 그린피스 운동에 반발해 미국인들이 빠지면서 그린피스는 현재는 독일인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독일지부는 70만명의 후원자를 두고 전체 예산의 절반에 가까운 연간 6천5백만달러를 부담하는 한편회장과 사무총장직을 장악해 그린피스를 실제로 움직이고 있다.
[파리=高大勳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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