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豊 검찰수사 이모저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지난달 민선 서초구청장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 낙선한지 보름도 채 안돼 뇌물수수혐의로 영어(囹圄)의 신세가 된이충우(李忠雨.61)前구청장은 검찰조사 과정에서 정치적 탄압이라며 심하게 반발.
한 수사관은 李씨가『뇌물을 받은 적이 없는데도 나를 조사하는것은 야당에 대한 탄압』이라고 단정하면서 수사 검사들의 이름을일일이 수첩에 메모하는등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했다고 전언.
○…李前구청장을 조사한 수사 검사들은 李씨가 아들의 장인이 재야의 李모변호사여서 소환전 이미 법적인 문제에 대해 대비한 것 같았다고 소개.
조사초기 李씨는 혐의사실을 전면 부인하며 묵비권을 행사하다 『형사소송법에 나와있듯 변호사의 조력을 받게 해달라』면서 신문내용도 변호사와 상의해 대답하겠다고 즉답을 회피했다는 것.
李씨는 거듭된 추궁에도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다 『당신은 구청장으로 있을 때 봉투 한번 받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받은 적은 있다.최고 5백만원까지 받아보았지만 삼풍과 관련해선 한푼도받지 않았다』고 한발 후퇴하더라고 한 수사관계자 가 귀띔.
검찰은 그러나 이준(李준.73.구속)회장등 삼풍관계자의 진술이 확보돼 있어 공소유지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자신.
○…9일 밤 검찰청사로 불려온 李회장은 한동안 李前구청장에 대한 뇌물제공사실을 기억해내지 못해 수사관들의 애를 태웠다고.
이에 아들인 이한상(李漢祥.42.구속)사장이 『아버지,잘 생각해 보세요.李前구청장이 구청장으로 있던 89년12월3일을 전후해 돈이 나간 것으로 나와 있잖아요』라며 경리장부를 제시하자『그래,그때 노란 봉투에 돈을 넣어 전달한 것같 다』고 기억을되살려냈다고 한 수사검사가 설명.
○…李회장은 수사도중 수시로 사망자와생존자의 수를 물어보며 보상규모를 비롯한 사고수습 문제에 대해 높은 관심을 표시.
李회장은 9일 밤 철야조사에서 사망자가 1백60명을 넘어섰다는 말을 듣고 몹시 낙담한 표정을 짓다가 『오늘 아침 11일만에 崔명석이라는 젊은이가 건강한 모습으로 구출됐다』는 뉴스를 전해주자 『천만다행이다.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한갸 』라며 믿기지 않는듯 잠시 흥분하더라고 수사검사가 전언.
○…검찰은 10일 前서초구청 도시정비국장 李승구씨등 4명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발부받은뒤 이들의 사진이 담긴 수배전단을 언론에 공개하며 『혐의사실이 명백히 드러나 검거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언론이 적극 도와달라』고 요청.
검찰의 한 간부는 『당초 도시정비 국장 李씨의 경우 「뇌물수수와는 관련이 없다」면서 자진출두 의사를 표명하다 전직 구청장이 소환된 뒤부터는 한통의 전화도 없다』면서 『관련자들의 자수를 기대하기 어려워 전면적인 공개수사를 벌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구속집행순간 李씨는 보도진들이『李준회장으로부터 1천만원을 받은 사실을 시인하느냐』고 묻자 고개를 좌우로 완강히 흔들며『지금은 말할수 없다.나중에 말하겠다』며 수뢰사실을 부인. 그러나 李씨는『가사용승인을 내준 사람으로서 크게 책임감을 느끼고 희생자들및 국민들께 죄송한 마음뿐이다』고 사과.
〈金鎭沅.李相列.張世政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