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세련된 퍼스트 레이디 ‘뒷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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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프랑스의 퍼스트레이디 카를라 브루니(40) 여사가 크리스찬 디올에 100만 파운드(19억8000여만원)의 광고 효과를 가져다 줬다고 영국 선데이 타임스가 30일 보도했다.

26~27일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영국을 국빈 방문한 그는 크리스찬 디올의 영국인 수석 디자이너 존 갈리아노의 의상을 입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만날 때는 회색 투피스 정장과 베레모에 검은 핸드백, 굽 낮은 플랫슈즈로 단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26일 윈저궁 만찬에선 감색 드레스, 27일 길드홀에서 열린 만찬에서는 자색 이브닝 드레스를 입고 우아한 자태를 뽐냈다. 전직 모델 출신답게 세련된 패션감각을 선보인 그에게 영국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 덕분에 크리스찬 디올은 호재를 맞았다. 이달 초 파리의 프레타포르테 가을 컬렉션에서 패션계의 영향력 있는 인사인 캐시 호린 뉴욕 타임스 에디터는 존 갈리아노의 작품을 혹평했지만, ‘영국을 매혹시켰다’는 브루니 효과로 상황이 반전됐다. 선데이 타임스는 “디올의 광고모델로 활약했던 브루니가 잡지 표지 모델이나 패션쇼 무대에 선 것보다 훨씬 더 큰 광고효과를 디올에 안겨줬다”고 전했다. 브루니가 영국과 프랑스의 관계를 고려해 갈리아노의 의상을 선택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그러나 사르코지의 반대파에선 사르코지의 절친한 친구이자 크리스찬 디올의 소유주인 베르나르 아르노 LVMH그룹 회장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빈 방문이라는 호재를 이용해 퍼스트레이디를 ‘광고모델’로 활용했다는 설명이다. 영국 언론들은 브루니가 입었던 옷들이 크리스찬 디올의 선물인 것으로 추정했으나 디올의 대변인들은 “선물 여부를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엘리제궁도 이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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