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단체장 野黨대거입성-관변단체 "좋은시절 다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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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지방선거에서 서울구청장등 기초자치단체장에 야당 및 무소속 후보들이 대거 당선됨에 따라 그동안 기초자치단체들과 밀월관계를 유지해오던 관변단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또 기초단체장들이 각종 위원회를 구성,참모조직으로 적극 활용할 움직 임을 보이고있어 기존의 행정조직과 마찰도 우려되고 있다.
◇관변단체 비상=서울동대문구청장 박훈(朴勳.민주)당선자는『구청과 구민회관등에 입주해있는 관변단체들이 사무실을 비워주고 나가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동대문구청 청사 사무실을 사용하고 있는 바르게살기협의회등 5개단체와 구민회관에 입주해 있는 재향군인회등 6개 단체는 신임 청장 취임전에 옮겨갈 사무실을 물색하고 있다.
관악.종로.중랑.은평.마포.성북구청 청사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관변단체들은 신임구청장과 협의,무상으로 이용하던 사무실을 유상으로 임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관변단체들은 내무부지침에 따라 무상으로 사용하는 구청 청사내사무실을 지난해말까지 비워주어야 했으나 그동안 임명구청장들의 양해아래 이전을 미뤄왔었다.
새마을운동지도자협의회 구로구지부는 93년의 경우 연간 구청으로부터 2천7백만원의 재정지원을 받다가 지난해부터 1천만원으로대폭 삭감됐는데 야당 구청장이 당선됨에 따라 재정지원이 완전히중단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조직 갈등=서울중랑구 이문재(李文在.민주)구청장당선자는 교통.도시계획.환경.문화등 분야별로 정책자문교수단을 구성,이들의의견을 구정(區政)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대부분의 기초단체장들은 기존 행정조직의 경직성을 이유로 지역발전위원회나 자문위원회등을 가동할 것을 공약으로 내세운 터여서취임과 동시에 즉각 가동할 태세다.한 구청장당선자는『지시만 받아온 조직으로는 획기적인 정책을 실현할 수 없다 』며『두뇌집단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구청의 한 관계자는『오랜 경험을 갖고 있는 구청직원들보다 이론적인 지식만 갖고 있는 교수들이 지역사정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겠느냐』며『국.과장등 실무진이 구청장이 임명한 참모조직의결정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 발생해 기존 행정조직은지시만 따라야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기타=그동안 시.군.구청 등 각 기초자치단의 관급공사를 도맡다시피해온 관급공사 업체들은 그동안의「끈」이 떨어져 공사수주에 타격을 입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또 퇴직공무원의 안식처로 간주돼온 자치단체의 각종 산하기관 간부들도 민선단체장이「생산성」위주의 인사개편을 할 경우 파란이닥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康弘俊.金玄基.金俊賢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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