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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새 서울시장에 바란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우선 조순(趙淳)서울시장 당선자에게 축하를 드린다.
선거과정에서 텔레비전 토론에 나선 어떤 후보는 자기가 당선되면 임기중에「서울시 지하종합지도」를 만들겠다고 공약했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땅속 종합지도는 반드시 만들어야 하지만 임기 3년안에 완성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그 후보의 문제제기는 대단히 중요하다.
따라서 나는 趙당선자가 이 문제에 대해 대단히 심각하게 생각,땅속 종합지도를 만드는 일부터 시작해 주기 바란다.
주지하다시피 서울의 교통문제는 지하철을 주축으로 한 대중교통을 확충하고 거주지에서 지하철역까지는 자전거등을 이용하는 親환경적 수단의 이용을 새로운 생활문화로 정착시킴으로써 교통.환경문제의 복합적 해결이 가능하다.
문제는 가는 곳마다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지하철 공사의 안전성에 관한 것이다.
2기 지하철 공사가 97년 완료예정이지만 어느 한 군데도 정확한 땅속지도를 바탕으로 한 정밀.안전공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다시 생각하기에도 끔찍한 대구지하철 사고같은 참사가 오늘의 서울에서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는데 서울시민의 집단 무의식적 불안이 깔려있는 것이다.
전화선.공업용수 폐기관.상하수도관.전기선.가스관등 6개 종류나 되는 도시의 신경.핏줄이 땅속에 이리저리 얽혀 있는데 이를종합관리.책임지는 곳이 없을 뿐 아니라 당장 이런 여러 관들이어느지역에 어떤 방식으로 설치돼 있는지 알려주 는 지도조차 없어 서울의 땅속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으로 만들어 놓고있는 상황이다.
지하철 공사는 시한폭탄의 뇌관을 건드릴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공사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대형 지하사고가 없었다면 하늘에 감사할 일이다.
이는 전적으로 요행에 의한 것이므로 趙당선자는 시장집무를 시작하게되면 가장 먼저 지하사고를 합리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땅속 종합지도」를 만드는 작업에 착수해 주길 간절히 바란다.
일본 도쿄(東京)都의 경우 82년부터 땅지도를 만들기 위한 시스템 개발이 시작돼 91년에 완성되고 이로부터 3년에 걸쳐 땅속정보 입력작업을 진행,최소 13년이 걸렸다.
그만큼 길고 어려운 작업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시민은 그만큼 더 불안하다.
땅속 지도의 완성이 趙당선자의 업적이 되진 않겠으되 땅지도의베이스를 趙당선자가 깔았다는 기록은 서울市 역사에 남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땅속지도 작업은 돈문제가 아니라 시장의 리더십과조정능력에 관한 문제임을 부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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