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TV방송 미디어 정치 새章 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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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28일 막을 내린 이번 선거는 TV를 이용한 토론.CF.연설.경력방송등 미디어정치의 활발한 도입으로 선거방송사에 굵직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세장을 찾기 힘들었던 유권자들은 서울시장에 입후보했던 정원식.조순.박찬종씨등의 인물됨됨이를 한차례 이상씩은 TV토론에서접할 수 있었다.
각 지역에서도 조금만 신경쓴다면 TV를 통해 광역단체장 후보의 연설을 한차례 정도 들을 수 있었다는 사실은 대중매체로서의TV의 역할을 다시금 인식케 했다.
그러나 처음 치른 TV토론등의 문제점과 향후 개선할 부분도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빅3토론회의 경우 각 방송사는『세 후보들이 싸움하려 하지 않는다』며 자유토론의 부족을 못내 아쉬워했다.
그러나 방송관계자들은 『방송사측이 「토론은 싸우는 것」「싸워야 재미있다」는 지나친 강박관념에 사로잡혔다』는 지적이다.
후보의 약점만을 찾아내려는 패널리스트들,공세적 질문을 거듭하는 전문가들이 만들어 낸 살벌한(?) 분위기속에서 애당초 자유스런 공방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는 분석.
특히 두시간이상의 토론을 지켜봐야 하는 시청자들에게는 좀 더다양한 화두와 이벤트,분위기가 요구되기 마련.
MBC선거방송기획단의 한 관계자는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들도두시간이상의 토론프로를 지켜 볼 수 있도록 공연 이벤트의 삽입,문화적 소양검증등 다양한 구성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밝혔다.
더불어 「TV토론」이 전래의 시청률경쟁처럼 변질해 방송3사가경쟁적으로 독자방영을 시도했던 점도 공동기획.공동방영으로의 대안을 생각케 한 부분.
이번에 방영된 TV CF는 1분에 평균 1천3백만원선의 고가상품.후보들에 허용된 세차례 CF를 모두 할 경우 4천만원이라는 적지않은 돈이 들었던 점은 「돈안드는 선거」에 배치되는 양상이었다.향후 「가격할인」「국고보조」등의 숨통을 터주는 해법이모색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특히 이번 선거방송에서 아쉬웠던 점은 케이블TV의 미진한 활용.대도시 구단위.중소도시별로 분포한 각 지역종합유선방송국(SO)은 이번 선거기간중 「지역채널」을 통해 유권자의 관심밖이었던 기초단체장후보,시.군.구의원들의 경력.연설방송 에 나섰다.
그러나 기본적인 케이블TV의 설치부진으로 큰 빛을 보지 못했다. 예를 들어 부산 해운대케이블의 경우 17~21일까지는 구청장.시의원.구의원 경력방송,22~26일은 구청장.시의원연설방송을 하는 등 대부분의 SO들이 그 지역 일꾼에 대한 정보를 전해주었으나 현재 15만가구에 불과한 케이블TV시청자 들 외에는큰 도움을 얻지 못했다.
조재구 유선방송협회 기획홍보국장은 『향후 케이블TV가 활성화되면 광역은 공중파TV,기초단체는 케이블 지역채널이 유권자에 정보를 제공하는 보완시스템을 구축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다.
선거기간중 뉴스보도와 관련,「공영방송」인 KBS가 방송위원회로부터 「불공정보도」(KBS1뉴스광장)로 경고받고 과다한 6.
25특집물로 「선거용」의 내부논란을 낳았던 사실은 공영방송의 위상을 되새겨 보아야 할 과제로 지적되기도 했다.
빅3토론회 외에 각 후보들의 TV를 통한 연설.CF.경력방송등의 일정이 짜임새있게 홍보되지 못해 시청자들에 가이드서비스가소홀했던 점도 미디어전반이 되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었다.
崔 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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