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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내생각은…

지자체까지 카지노 설립 열풍이라니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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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전국에 카지노 유치 열풍이 불고 있다. 제주도와 인천이 카지노 유치를 추진 중이며 평택은 황해경제자유구역, 전북은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 여수는 J프로젝트 사업 지역, 부산은 신항만 지역에 카지노 유치를 추진하는 등 전국 자치단체가 카지노 설립에 열을 올리고 있다. 폐광 지역 경제회생을 위해 예외적으로 허가된 강원랜드 카지노의 성황이 자극제가 돼 지자체들이 너나 없이 나서는 모습은 볼썽 사납다. 온 나라가 도박 천국으로 변할 수 있다는 걱정도 커지고 있다.

몇 년 전 도시의 대로변은 물론 골목마다 ‘바다 이야기’ ‘오션’ ‘황금성’ ‘스크린 경마’ 등 성인도박장이 활개친 적이 있다. 또 토·일요일에만 하던 경마를 2005년 10월부터 금요일에도 허용하면서 도심에 있는 전국 32개 마사회 장외발매소들이 ‘평일 경마’를 하러 나온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5대 합법 사행산업에서 로또를 제외한 경마·경륜·경정·카지노의 이용자만 지난해 2500만 명에 이르고 있다.

도박의 유혹은 합법·불법을 가리지 않고 일상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일부 정치권에선 외국인 카지노에 내국인 출입을 허용하자는 목소리가 커 간다. 지자체들은 사행산업에서 나오는 이익금의 단맛에 취해 나라가 도박의 늪에 깊이 잠기는 것을 묵과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은 어느덧 서구의 거의 모든 사행·도박 수단을 들여왔고, 그 병은 외국 이상으로 깊어가고 있다. 모든 범죄의 근본이 도박에서 시작된다고 보는 필자는 카지노 신규허가를 금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영식 경찰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