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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ESTATE] 아파트 디자인도 셀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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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두산건설이 부산에 짓는 해운대 위브더제니스 주상복합아파트를 지난달 계약한 김모(54)씨는 요즘 시간이 날 때마다 주택 설계 관련 전문서적을 뒤적인다. 김씨가 계약한 대형 아파트에 대해선 회사 측에서 계약자가 원하는 대로 집을 지어주기 때문이다.

요즘 주택시장에 ‘오더 메이드(Order Made·맞춤형 생산)’가 유행이다. 주택 수요자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업체 측에서 계약자의 취향대로 집을 설계해 주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한화건설이 서울 성동구 뚝섬 상업용지에 짓는 갤러리아포레 주상복합에도 맞춤형 설계가 적용된다. 펜트하우스(맨꼭대기층 고급주택) 4가구는 1대 1 완전 맞춤형으로 짓고 나머지 226가구도 계약자의 취향대로 내부 구조를 만든다. 한화건설 장원석 분양소장은 “갤러리아포레는 내벽이 건물구조로부터 자유로운 철골구조의 아파트이기 때문에 공간 변형이 쉽다”고 말했다.

벽산건설은 계약자가 마음대로 공간 구조를 변경할 수 있는 ‘셀프 디자인 프로젝트’(SDP)를 선보이고 있다. 내벽 대신 기둥이 층 간 무게를 지탱하는 ‘플랫 슬래브(flat slab)’방식의 평면 구조를 적용하기 때문에 내부를 다양하게 바꿀 수 있다. 현재 분양 중인 고양시 블루밍 일산위시티가 대상으로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벽산건설 박기정 차장은 “이 구조는 극단적으로 계약자들이 아파트 내부에 방이 하나도 없는 탁 트인 평면을 원할 경우에도 가능하다”며 “앞으로 맞춤형 설계의 범위를 더 넓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파트뿐 아니라 저층 주택단지인 타운하우스에도 맞춤형이 잇따라 선보인다. 동문건설이 다음달 파주 신도시에 분양할 윈슬카운티의 경우 건물 외형 외 모든 부분은 계약자에게 선택권을 준다. 평면·인테리어는 물론 가구별 정원 조경까지 계약자의 요구대로 만든다.

중앙디자인이 동탄 신도시에 분양할 인앤인 타운하우스도 맞춤형으로 지어진다. 인테리어 전문가가 각 계약자의 요구를 반영해 가구별로 설계한다.

동문건설 김시환 상무는 “고급 주택일수록 입주 시점에 계약자가 자신의 취향대로 내부를 뜯어 고치는 경우가 많다”며 “처음부터 개별 계약자의 취향을 충분히 반영해 집을 짓게 되면 자원 낭비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소득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주거 공간에서 개성을 누리고 품위를 찾으려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어 맞춤형 주택은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함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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