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청담동과 해운대 재개발에 모인 연예인 큰손들, 스타 재테크에 얽힌 놀라운 사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여성중앙스타들이 빌딩 투자에 열을 올리는 이유

안정적인 재테크 수단

요즘 펀드나 주식 투자가 일반적인 재테크 수단이지만 대형 자본을 투자해 높은 수익을 기대한다면 건물 임대업이 대세다. 공시지가가 2~3년 사이에 껑충 뛰어오르는데다 임대료 등으로 안정적인 수익까지 올릴 수 있어 일석이조이기 때문이다. 신동엽의 청담동 건물을 예로 들어보자. 완공 당시인 2004년 개별 공시지가는 1㎡당 424만원이었지만 2007년에는 886만원으로 무려 110%나 상승했다. 요즘처럼 금리가 높은 시대에는 임대가 원활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소유주가 연예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프리미엄’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임대 희망자들은 공신력 있는 브랜드처럼 믿음을 느끼게 되고 주인 입장에서도 주변 시세보다 좀 더 비싸게 받을 수 있다.

직업적 특성과 부모 재테크 습관도 원인

연예인 및 스포츠 스타들의 부동산 재테크 러시는 실제 수치상 통계에서도 드러났다. 지난해 우리은행 강남 PB센터에서 발표한 ‘전담PB 마케팅 성과’ 자료에 의하면, 스타 그룹이 부동산 투자에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박지성 등 스포츠 스타의 자산 관리를 맡았던 한 팀장은, “젊은 시절 한때 벌어 은퇴 이후 안정된 수입을 기대하려면 부동산이 안성맞춤”이라며 “어려서부터 운동이나 연예 활동에만 주력한 젊은 스타들은 아무래도 부모에게 자산 관리를 맡기는 경우가 많은데 부모 세대가 쉽게 접근하는 재테크 수단은 금융보다 부동산”이라고 진단했다. 그중에서도 강남 지역 건물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이유는 다른 지역보다 경제적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덩치 큰 스타 위한 맞춤형 공간

요즘 일부 톱스타들은 ‘1인 기업’ 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다. 움직이는 규모가 커져서 매니지먼트와 자산 관리는 물론이고 관련 사업까지 추진하는 회사를 직접 운영하는 경우도 많아진 것. BOF의 배용준이나 BH엔터테인먼트 대표인 이병헌이 바로 그런 케이스다. 이 경우 해당 스타의 매니지먼트는 물론이고 스타의 활동 전반에 관한 디렉팅이 한 건물에서 이뤄질 수 있다.

사무실로 쓰고 남는 공간은 임대하거나 주거 공간으로 꾸밀 수 있어 일석이조다. 이 밖에 유명 가수들은 녹음실 공간을 위해 건물을 마련하는 경우도 많다. 강남권은 아니지만 이승환이 서울 강동구 성내동에 스튜디오 공간을 갖춘 빌딩을 세운 것도 그런 이유다. 중견 가수들은 주택 지하에 수억원대의 방음 시설을 들여 별도의 녹음실을 마련하는 경우도 많다.

스타들의 부동산 투자 비하인드 스토리

쉬쉬하는 부동산 투자, 대형사기 휘말리기도
사실 유명인들의 부동산 투자는 언론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많다. 작년에도 탤런트 하지원이 재테크 차원에서 26억원 상당의 건물을 매입해 화제가 됐고 탤런트 손지창과 골프 스타 박지은, 개그맨 출신 사업가 서세원 등도 강남권 일대에 건물을 세웠다. 탤런트 정선경은 경기도 일대 땅에 여유자금을 투자해 쏠쏠한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연예인들이 소리 내지 않고 조용하게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아무래도 주위의 시선 때문. 수십억을 호가하는 건물을 사들였다는 소식이 들리면 투기 유혹을 받는 등 이미지에 좋지 않은 영향도 미칠 수 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최근에는 직접 소유권을 갖지 않고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회사의 법인 명의로 매입해 소유권을 지배하는 경우도 많다. 부동산 진출이 일반화되면서 최근에는 연예인들이 부동산 사기에 휘말리는 사건도 벌어졌다. 지난 1월 초, 강원도의 기획 부동산 업자와 분양 대행 업체 대표가 개발 제한 임야를 택지로 개발할 수 있다고 속여 대규모 사기극을 벌인 혐의로 구속 영장이 신청됐는데 유명 연예인 부부와 탤런트도 해당 토지를 분양받았다.

시골 장터와 해외 호텔까지 눈길

이들의 관심은 해외로도 쏠린다. 최근 호주의 한 레저 업체에서 호텔 및 콘도 임대에 관한 설명회를 열었는데 국내 유명 영화배우 J씨가 다녀갔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좀 더 거슬러 오르면 2004년에 정준호가 하와이에 호텔을 인수했다는 소식이 들렸고 탤런트 박상민도 인도네시아 발리에 풀빌라를 지어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했다. 지방 전통장터 부동산에 연예인이 연관돼 화제가 된 일도 있다. 기자는 지난 2005년 9월, 이효리가 천안 아우내장터에 30억원 상당의 땅과 건물을 매입한 사실을 취재해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이효리는 주차장이 포함된 넓은 대지에 2층짜리 건물을 사들여 1층을 고모에게 임대했다. 인근 식당 주방에서 오랫동안 일한 친지를 위해 식당을 열도록 도와준 것이었다. 그때 ‘이효리가 천안 장터에 땅 샀다’는 소문이 돌면서 인근 부동산 가격이 줄줄이 상승하는 효과도 있었다.

유명 연예인들이 좋아하는 지역은?

생활권과 가까운 청담동, 논현동에 관심
물론 현미경으로 보듯 꼼꼼하게 뒤져 보면 스타들의 부동산 투자는 전국에 고루 분포되어 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알짜 지역을 꼽으라면 누가 뭐래도 서울 강남, 그 중에서도 청담동과 논현동, 신사동, 압구정동을 잇는 이른바 ‘엔터테인먼트 벨트’다. 100억 이상을 호가하는 톱스타들의 빌딩도 대부분 이 지역 내에 위치하고 있다. 트렌드세터들의 아지트로 꼽히는 강남권 일대는 고급 카페와 헤어숍, 명품 매장 등이 인접해 있고 대형 연예 기획사나 영화 제작사 등 연예가 관련 사무실도 많다. 스타들에게는 일과 휴식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요충지인 것. 여기에 서울 최고의 상권을 형성하고 있어 부동산 가격도 상승세가 가파른 지역인 만큼 대규모 건물 임대를 통한 재테크에는 훌륭한 조건이다.

부산 수영만에도 연예인이 몰린다

부산 해운대구 수영만은 고급 주상 복합 건물이 밀집해 ‘부산의 도곡동’으로 불린다.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생소한 지역이지만 요즘 이곳에 연예인들의 발길이 잦다고 한다. 연예가 관계자들에 의하면 최근 유명 중견 배우와 한류 스타 등 연예인 5~6명이 이 지역 주상 복합 건물을 사들여 쏠쏠한 시세 차익을 얻었다.

부산 지역의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연예인들이 별장 개념으로 주상 복합을 사두고 수영만 요트장에서 호사스런 휴가를 즐긴다’는 소문도 자자하다. 최근 이 지역에서는 2012년 입주 예정인 주상 복합 아파트의 모델하우스 개관식이 열렸는데 현직 아나운서와 몇몇 연예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곳이 시선을 끄는 이유는 유동 인구가 적지만 부산역과 공항 등이 가까워 타인의 시선을 경계하는 연예인들의 휴가지로 잘 어울리기 때문. 게다가 부산이 현재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에 힘쓰고 있는데 만일 유치가 결정되면 시세 차익도 노릴 수 있다. 요즘도 이 일대 부동산 상승세가 가파른 추세인데 해당 지역 한 부동산 전문가는 언론 인터뷰에서 “연예인이 산다는 이유만으로도 시세보다 높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취재_이한 기자 사진_중앙m&b 자료실, 중앙포토

팟찌기사 더 보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