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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울산탈출 이유는 ‘학력 불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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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취직하기는 좋은 도시인데 자녀 교육시키기에는 불안하다’.

울산인구 증가의 걸림돌로 지적돼온 ‘학생 연령대의 탈울산 현상’이 인구이동 통계로 확인됐다. 또 이런 현상을 몰고 온 원인이 학생들의 학력이 타지역보다 뒤지고 있기 때문이란 주장도 학력평가 결과 사실로 확인됐다.

◇탈울산=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07년 인구이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해 동안 울산을 떠난 사람(전출)이 이사온 사람(전입)보다 992명이 많다.

직장생활 초년기인 25~29세가 1485명, 30~34세가 818명 순유입(전입-전출인구)됐다. 그러나 유치원, 초중고, 대학생 연령인 5~24세는 오히려 순유출(전출-전입인구)이 2055명이나 됐다. 이 중에서도 고교·대입 연령대가 포함된 15~19세가 772명으로 가장 많고 대학·대학원생 연령인 20~24세(658명)가 그 뒤를 이었다.

울산시 관계자는 “2005년부터 3년 연속으로 전입보다 전출이 많은 탈울산 현상을 빚고 있다”며 “자녀 교육에 불안을 느끼지 않을 만큼의 교육여건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일자리를 늘려도 도시성장에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징표”라고 말했다.

◇전국 최저 학력이 원인=서울·부산 등 7개 시·도 교육청이 발표한 중1 학력진단평가를 비교한 결과 울산이 꼴찌로 나타났다. 평균성적이 가장 낮은 82점인 것은 물론 국어·수학·영어가 모두 울산 출신 학생들의 전출이 가장 많은 부산에 뒤쳐졌다. 수학(79.27점)의 경우 전국에서 유일하게 80점을 밑돌았다.

2년전 울산으로 전입 온 김모(42·회사원)씨는 “중학생 진단평가 결과는 울산에서 공부시켜서는 대입 준비가 어려워질 것 같다는 불안감을 사실로 확인시켜준 것”이라며 “나도 자녀 교육문제만 아니면 전가족을 울산으로 데려오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실을 알아야 대책도 마련된다는 차원에서 성적을 공개했다”며 “학생·학교간의 경쟁을 통한 실력향상을 위해 초등생 진단평가 결과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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