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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쓰는한국현대사>30.申性模국방 전황보고서 下.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1950년 7월6일〉제7차 보고 어제 오전5시부터 오산방면에서 미군이 적과 충돌했습니다.어제 종일 비가 많이 와 큰 충돌은 없었으나 오늘 아침부터는 미군부대와 적의 주력부대간 전투를 벌인 결과 적의 전진을 막지 못해 후퇴하는 중입니다.미군의대포와 각종 무기로도 전진하는 적을 막지 못했습니다.
비로소 놀란 듯 크게 긴장하고 있습니다.
적은 주력 2개사단으로 수백대의 탱크를 앞세우고 수원~대전간대로를 전진하며 2개사단의 세력으로 탱크와 장갑차를 앞세우고 충주와 청주를 엿보고 전진하는데 이 정면에 우리 국군의 주력이분투 하고 있습니다.
적의 전진을 급히 막지 않으면 하루 이틀내로 대전이 위협받을것 같습니다.오늘 아침부터 일선에서 퇴각한 무기없는 군인들을 모아 무장할때까지 재훈련을 시키려고 하며 후퇴하는 수천명의 군인들을 수습함이 쉽지 않았으나 불과 몇시간내에 완전히 정돈했습니다. 하루하루 싸울 때마다 병력이 소모되므로 신병소집.편성.
훈련이 시급합니다.채병덕(蔡秉德)소장은 이미 대구.부산에서 계획대로 착수해 실행하는 중이며 이응준(李應俊)소장과 이형근(李亨根)준장을 광주로,신태영(申泰英)소장과 원용덕(元容德 )준장을 전주로 파견해 신병훈련에 착수케 했습니다.
일선 정면의 국군 3개사단을 1군단으로 편성해 김홍일(金弘壹)소장을 제1군단장으로,유재흥(劉載興)준장을 참모장으로 임명해3개사단을 통수(統帥)지휘키로 했으며,3개사단중 제1사단장에 백선엽(白善燁)대령,제2사단장에 이한림(李翰林) 대령,수도사단장에 김석원(金錫源)준장을 임명했으니 재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金준장은 따로 불러『과거는 다 청산하고 명령에 복종하겠다면 중책을 맡기겠다』고 말하고『수도사단장이 되면 서울에 수도사단이 먼저 입성할 기회가 있으니 그대의 충성과 지용을 대통령과 국민에게 바칠때가 바로 이때』라고 말했습니다.
다음으로『수도사단장이 거리낀다면 후방에서(청주같은데서)신병훈련을 맡을 수도 있으니 내일까지 보고하라』고 했더니 오늘 오후에 와『절대 복종하겠다』고 맹세하면서『수도사단장을 맡겠다』고 해『말로만 복종한다고 하지말고 마음으로써 복종하겠 느냐』고 물으니『그러하겠습니다』고 해 수도사단장에 임명한 것입니다.
또 전국애국단체 중심으로 구국총력연맹을 조직하고 회장에 조병옥(趙炳玉),부회장에 배은희(裵恩希).김도연(金度演)을 선택했습니다. 이들에겐 국민 총궐기를 부르짖고 힘과 마음을 합해 공산당 투쟁에 나서고 정부를 옹호 지지하자고 전국민에 호소하는 임무를 맡기려 합니다.
소요경비가 약 1천만원으로 추산되는데 정부에서 우선 5백만원만 보조하면 나머지는 민간에서 갹출(醵出)하기로 하고 즉시 실행하겠다고 하므로 이 역시 국무회의를 통과해 실행되도록 하려하니 재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오위린(邵毓麟)주한(駐韓)중국대사가 오늘 오후5시에 찾아와장제스(蔣介石)총통이 유엔과 맥아더사령관의 허락을 받아 중국 군대 포병 약 2개대대를 우리나라에 보내 협조하겠다고 하므로 고맙다고 인사한 뒤에 이 일은 우리 대통령께 보 고올릴 것이며맥아더 장군이 전투지 사령관 딘 소장에게 명령해 우리에게 통고할 것이라고 답했으니 이에 대한 조치를 하시(下示)해 주시기를바랍니다.
〈7월10일〉大邱行營 제 1차 보고 그동안 찾아뵙고 친히 보고드릴 기회가 있을까해 서면으로 올리지 않았습니다.일선 전황이어젯밤부터 아침까지 우리 국군 제 1군단은 진천.음성.장호원리전면에서 격전중이며,특히 美공군의 맹렬한 사격과 폭격으로 적은후퇴하는 중입니다.
충주와 단양방면에는 적의 주력이 집중돼 전진의 기세를 취하고있다는데 우리 국군은 측면공세를 준비하고 있으며 공군의 협조가절대 필요한 상황이어서 사령관에게 요청해 시급히 공습을 요구했습니다.이것이 그대로 된다면 우리 국군 정면에는 오늘밤안에는 별 변동이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외무장관에게 전화로 분부하신대로 교통.재무.국방은 이곳에,기타장관은 명령한 곳으로 모이게 했으니 이때 각 장관이 대통령에게 모여 보고했을 줄 믿습니다.외무부 장관과 공보처장이 이곳에그냥 있다고 하니 대통령의 분부가 있으면 어느 곳이든지 가도록하겠습니다.국회비상위원회가 이곳에 있어 매일 모여 일하고 있으니 그들의 거취에 대해 지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7월11일〉大邱行營 제 2차 보고 일선 전황은 밤새 특별한변동은 없고 다만 소규모의 전진과 후퇴가 있었으며,이러한 변동은 앞으로도 있을 것 같습니다.특별히 미군과 공동작전을 하므로진퇴는 그들과 같이 할 것이며 후퇴가 있을 경우 모두 다 계획대로 할 것입니다.
후일에 유효한 전진을 해 대공(大功)의 완수를 기약하면서 지금 계획적 후퇴는 한다하지만 후퇴 후의 수습은 어려운 일입니다.어젯밤 전화분부대로 즉시 蔡소장에게 엄명해 일본 99식이나 38식 소총 약1백정과 이에 소요되는 사병 약 1 백명으로 대구시 보초를 서게 했습니다.또 청년방위대원을 우선 죽창과 검봉으로 초급훈련부터 시켜 일선 장비가 조금 여유있은 후에 신병부대에도 무장을 시켜 전선에 투입키로 했습니다.기타 장병일동은 누구를 막론하고 속히 총동원해 대구를 떠나 대전으로 향하라고 엄명했습니다.
〈7월12일〉大邱行營 제3차 보고 일선 전황은 밤새 별 변동은 없었으나 우리 공군 정찰기로 적을 수색하는 중이며,특히 단양과 충주정면으로 집중한 적을 우리 공군이 폭격토록 했습니다.
조치원~천안간 다수의 적이 산속에 숨어 대기태세를 취하고 있어야간 행동을 취할 우 려가 있으므로 이곳에서 경찰유격대를 조직해 전방에 수색대를 출동시키려 하는 중입니다.유감스러운 일은 호주비행기가 세차례에 걸쳐 수원.청주.음성지구에 있는 아군을 습격해 막대한 피해를 보았습니다.특히 어제 오후 전북 이리를 폭격해 많 은 인명을 해치고 가옥을 파괴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미 미군사령부를 거쳐 유엔군총사령관에게 호주비행사는 38선 이북이나 폭격하라고 시키든가,그렇지 않으면 공습임무를 주지말고 지상임무만 시키는 것이 옳겠다고 말했으니 대통령께서도 이점에 대해 유엔군 최고 책임자에게 말씀하 셔서 억울한희생이 다시는 나지 않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
***“폭언.폭행 단속” 국무위원들은 대전~대구사이를 출입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비록 수는 적고 무기는 넉넉지 못하더라도 우리국군은 용감하게 진지를 지키며 잔인무도한 공산군과결사분투하고 있으니 크게 걱정마시기 바랍니다.
계엄령을 발표한후 경찰과 민중의 자발적 협조는 과연 우리의 전도를 위해 다행스러운 일이니 감개무량할 뿐입니다.특히 軍 상하(上下)를 막론하고 폭언.폭행을 못하게 단속하고 있으니 염려마시기 바랍니다.지금 들어온 정보에 따르면 조치원 .천안 정면에서 수많은 적이 미군 진지앞에 나타나 격전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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