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의회 총선앞두고 당적바꿔 줄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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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17대 총선을 앞두고 대구.경북 지역 기초의원들이 잇따라 당적을 옮기거나 탈당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행법상 기초의원은 당적을 가지지 않아도 되지만 상당수 의원은 정당에 소속돼 활동하고 있다.

대구 동구의회 의원 6명은 최근 한나라당을 탈당, 열린우리당에 가입했다. '지역 발전'이 탈당 이유다.

우리당이 공약으로 내세운 ▶동대구역 역세권개발▶신암1동 대구기상대의 기상청 승격▶대구경북과학기술원 유치 등을 위해 우리당 입당이 불가피하다는 것. 동구갑은 이강철(57.전 우리당 외부인사영입단장)씨가 출마하는 곳이다.

탈당한 최대석(62)의장은 "우리당이 공약을 실천하려면 주민의 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로써 동구의회 의원 20명의 당적은 한나라당과 우리당이 각각 6명, 나머지는 무소속으로 판도가 달라졌다.

남아 있는 한나라당 의원 중 2명도 추가로 우리당에 입당할 것으로 알려져 동구의회의 당적 판도는 더 바뀔 전망이다.

달서구의회 도영환(46)의장 등 한나라당 의원 4명, 우리당 의원 3명 등 7명도 지난 9일 한나라당과 우리당을 각각 탈당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새로 생긴 달서병 선거구에 공천된 인사가 지역과는 연고가 없는 등 여.야 모두 민의를 철저히 외면했다"면서 "지역 현실과 민의를 무시하는 중앙정치의 잘못된 행태를 바로잡기 위해 탈당한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무소속으로 출마 예정인 차모(52)변호사를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달서병 선거구에 해당하는 성당동 등 10개 동 출신 의원 10명 중 9명이 무소속으로 활동하게 됐다. 영주.경산 시의회 의원들도 당적을 옮기는 등 선거를 앞두고 기초의회 의원의 탈당과 당적 변경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대해 대구참여연대 김언호(34)부장은 "선거를 앞두고 늘 발생하는 일이어서 소신있는 행동이라기 보다 지지 후보의 당선을 위한 행동으로 판단된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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