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개표 방송 신경전 치열-선관위 집계속도에 불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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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4대선거가 동시에 진행되는 이번 지방선거의 투.개표를 둘러싼방송사들의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KBS.MBC.SBS.YTN등 4개방송은 당초 선거관리위원회가 제공하는 개표집계를 공동으로 제공받아 투.개표방송의 원자료로 활용키로 합의했던 상태.
선거때마다 각 방송이 개표장에 인력을 대거투입,어수선했던 상황을 반복하지 않으려는 첫 시도였다.그러나 지난 11일부터의 후보등록때 선관위의 주컴퓨터 집계속도에 불안을 느낀 방송사들이자체적으로 백업시스템을 구축하며 투.개표 집계경 쟁이 다시 불붙을 조짐이다.
후보등록의 데이터가 완성되는 데 사흘이 넘게 걸리자「속보성」이 생명인 각 방송사들이 다시 현장에 인력과 장비 파견을 심각히 고려하고 나선 것.자칫 원초적 속보경쟁이 되살아날 우려마저생겨나고 있다.
MBC는 최근「만일의 사태대비」라는 단서를 달아 전국 2백87개 개표소에 노트북PC와 인력을 파견키로 내부방침을 정했다.
당초 KBS.MBC에 비해 경험이 부족,선관위자료 공동이용에가장 적극적이었던 SBS 또한『각 방송이 자체집계에 들어갈 경우 우리도 노트북PC등을 보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KBS측은 별도 전화선을 깔아 만약의 사태때 독자 집계방송을 한다는 방침.
MBC의 한 관계자는『역대 선거방송에서 선관위보다 10분씩 빨리 결과를 전해왔는데 이번에도 30분이상 지연될 경우 자체집계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YTN측만『정부를 믿어야 하지않느냐』며 선관위데이터에 1백% 의존을 고수하고 있다.
선관위는『현재로선 개표장에의 소란스런 인력투입은 곤란할 뿐더러 전화선도 개표장밖 인근에나 설치가 가능할 듯하다』고 밝혀 개표당일「규정」에 대한 명확한 합의도출이 시급한 실정.방송관계자들은『방송사가 혼잡스런 속보경쟁보다는 시청자들의 지루함을 덜어주는 다양한 이벤트.첨단영상으로 승부를 걸어 공동방송의 첫 전례를 남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金光洙.崔勳.芮榮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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