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아침에>디리버티브 시대 도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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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내년이면 정식으로 주가지수 선물시장이 개설된다.이에앞서 지금시험시장을 개설해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주가지수 선물시장을 필두로 우리도 이제 디리버티브 시대를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이 금융파생상품시장은 우리의 금융시장개방 확대와 더불어 엄청난 규모를 갖게 될 것이다.
주가지수 선물시장만 하더라도 2000년대초 1백조원을 훨씬 상회하리라는 분석이 전혀 과장된 숫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제 약육강식의 정글법칙만이 냉혹하게 적용되는 디리버티브 시장에서 금융기관들은 물론 일반기업들도 더욱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이미 우리는 경험한 바 있다.
그간 보도된 적도 있지만 국내 굴지의 제조업체들이 매년 입는환차손이 수천억원에 달한다는 것,某금융기관들이 선물환 거래를 통해 입은 손실액이 천문학적이었다는 것,그리고 최근 영국의 오랜 역사를 가진 유수 은행이 디리버티브의 실패로 파산한 경우에서 앞으로 우리 앞에 열릴 디리버티브 시장의 리스크에 공포감까지 느끼게 된다.
디리버티브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가 일천한 우리의 금융시장이 산전수전 다겪은 국제금융계의 전문 투기꾼들로부터 처음부터 온전하기란 난망하다.각 금융기관및 대기업들이 해외에 연수를 보내 경험을 쌓고 자산부채종합관리시스템(ALM)도입 등 리스크 매니지먼트 시스템 구축에 나름대로 준비하고 있지만 고도의 투자기법과 분석 시스템이 요구되는 이 시장에서 국제금융계의 거물 소로스 같은 인물들과 지혜를 겨루기가 쉽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아무래도 우리는 어쩌면 눈물날 정도의 비싼 수업료를 치르고도모자라 우리자리까지도 내줘야 하는 경우를 맞을 수도 있다.
이제 디리버티브 시장의 개방이 금융경쟁력을 강화해 금융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가는 프로메테우스의 불이 될 것인가,아니면 우리의 안방 금융이 송두리째 어려움을 당하는 판도라 상자가 될것인가는 어떻게 대비해 준비하느냐에 달렸을 뿐이 다.
〈서울증권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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