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디니가 누구예요?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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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호 18면

27일 개봉하는 ‘데스 디파잉’은 마술사 해리 후디니의 만년을 기초로 한 영화다. 1926년 런던 공연에 나선 후디니(가이 피어스)는 어머니의 유언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심령술사에게 1만 달러를 주겠다고 발표한다. 어린 딸과 가난하게 살고 있던 아름다운 심령술사 메리(캐서린 제타존스)는 상금이 탐나 후디니에게 접근하지만 그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사랑을 느끼기 시작한다.

씨네 iN <데스 디파잉>

이 사건은 후디니의 실화를 로맨틱하게 각색한 것이다. ‘수갑왕’으로 불렸던 후디니는 어머니가 죽은 다음 상금을 내걸었지만, 실제로는 유명한 심령술사 마저리의 실체를 폭로하고, 친구였던 추리소설 작가 아서 코넌 도일과도 결별했다. 명탐정 셜록 홈스를 창조한 코넌 도일은 심령술을 진지하게 믿었기 때문이다.

헝가리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민 온 후디니는 마술사이자 보드빌 공연의 대가였고, 영화제작자이면서 배우이기도 했다. 그의 본명은 에릭 바이스. 미국에서 이름을 에리히로 고친 그는 열 살 때 ‘에리히, 공기의 왕자’라는 이름으로 공중그네 곡예사가 됐다. 그러나 이내 마술에 흥미를 느끼게 됐고 프랑스의 위대한 마술사 이름 끝머리에 ‘I’를 덧붙여 후디니로 예명을 정했다.

그는 벽을 통과하고 코끼리를 무대에서 사라지게 만들었지만 가장 뛰어난 재능을 보였던 분야는 탈출 마술이었다. 사슬과 구속복과 수갑으로 온몸을 칭칭 감은 다음 금고나 상자·물속에서 탈출했던 것이다. 그 마술이 너무도 경이로웠기에 사람들은 그가 초자연적인 능력을 지녔다고 믿었다.

실제로 그의 마술쇼 광고도 그런 컨셉트로 진행됐다. 그러나 후디니 자신은 초자연적 능력이나 심령술을 믿지 않았고 경멸했다. 그는 『수갑 비밀』이라는 책에서 자신의 트릭을 공개함으로써 그 경멸과 불신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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