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축구 드래프트制 재고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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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원활한 선수 수급을 위해서는 현행 드래프트제의 폐지가 마땅하다』『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구단형편상 아직은 시기상조다.』 드래프트제가 또다시 도마위에 올랐다.지난달 「연고대학 임의지명선수 1명제한」규정의 철폐를 제기,충격파를 던진 프로축구 대우가 최근 이보다 진일보한 드래프트제의 전면 폐지를 들고나와 이문제가 프로축구계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매년 1억원 이상의 지원금을 투입하면서도 정작 단 한명의 선수에 한해 연고권을 행사토록 한 현행 연고규정은 불합리하다는게대우측의 설명.따라서 이 규정을 과감히 개정하든가 아니면 차제에 종전 자유경쟁제로의 환원이 바람직할 것이라며 드래프트제의 전면 폐지를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이런 분위기속에 프로축구연맹은 각 구단의 용병 보유한도를 현행 3명에서 5명으로 늘리는 안을 차선책으로 제시할 움직임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프로연맹이 강구중인 이 안은 각 구단의 용병보유 상한선을 5명으로 늘리되 게임당 출전선수를 3명으로 제한하는 것으로오는 23일 이사회에 상정할 예정이다.이 안은 유럽과 일본의 용병제와 같은 수준이다.
현재 프로축구 각 구단의 선수수급은 드래프트제가 골간이다.그동안 이 제도가 팀별 전력평준화에 기여했음은 물론이다.이와함께선수연봉상한을 못박음으로써 과열 스카우트를 막는데 한몫 거들었다는 평가 또한 부인하기 힘들다.
그러나 이 제도는 프로축구 발전에 득(得)보다는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는 게 축구인들의 공통된 지적이다.우선 자유로운 선택의 길을 원천봉쇄함으로써 팀마다 필요한 선수를 뽑을 수가 없었다.때문에 피해를 보는 것은 선수들이었다.
지난 93년 정재권(鄭在權.대우)이 드래프트제를 거부하고 실업행을 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더욱이 현행 드래프트제로는 기존 프로구단의 선수난을 해결할 수 없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삼성이 내년 시즌 프로에 뛰어들면 대졸신인 6명을 우선 지명하게 돼 기존 구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선수난을 겪게될 것이 불문가지다.
용병 보유한도를 늘리는 것도 한 방안이 될 수 있다.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산적한 문제를 안고 있는 선수 수급제도를 서둘러 재검토하는 것이다.
〈辛聖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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