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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우 노인 집 수리 '사랑으로 뚝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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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에 있는 혼자 사는 노인 주택의 슬레이트 지붕에서 한 자원봉사자가 방수 페인트를 칠하고 있다.

혼자 사는 노인 등 어려운 이웃에게 아늑한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는 온정이 수도권 일원에서 따뜻하게 이어지고 있다. 시민단체.복지기관.자원봉사자들이 곳곳에서 나서서 낡고 살기 불편한 집을 편안한 집으로 옮겨주거나 고쳐주는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 새 보금자리로=22일 오후 2시 경기도 동두천시 상패동의 허름한 슬레이트 주택. 세 평 남짓한 방 앞에는 나무 판자와 비닐이 얼기설기 덮여 바람을 막고 있다. 방안에 들어서니 허리가 구부정한 박팔선(92) 할머니가 근육 마비 증세를 겪고 있는 50대 후반 아들(지체장애 1급)의 팔을 주무르고 있다. 노모는 6년째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아들의 병시중을 혼자서 해오고 있다. 모자의 생활비는 한 달 40여만원 정도 나오는 생활보호 대상자.장애인 지원금이 전부다. 집은 비가 새고 바람이 들어오지만 손대거나 옮길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봄바람과 함께 서광이 비쳤다. 지역 시민봉사단체인 '희망지킴이 천사운동본부'에서 이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고 회원들이 성금을 모은 것이다. 이 단체의 백두원(33) 사무국장은 "셋집을 구하는 대로 다음달 중 모자를 깨끗한 신형 원룸으로 옮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천사운동본부 031-861-1004.

◆ 불편한 집 편안하게=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상.하수도도 없이 조립식 패널을 씌운 낡은 한옥에 혼자 살던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 김연순(75) 할머니의 얼굴엔 요즘 미소가 가득하다. 16일 같은 마을에 있는'에덴노인전문 요양센터' 직원과 자원봉사자 등 12명이 집을 말끔히 수리해줬기 때문이다. 이들은 굴착기를 동원해 상.하수도를 설치한 것은 물론 50여만원의 돈을 들여 허물어져 가던 벽을 보수했으며, 지붕에는 산뜻한 방수 페인트를 칠했다. 바람과 물이 새지 않는 신형 창문도 설치했다.

센터 측은 앞으로 '사랑의 집 수리 봉사활동'을 계속해 연말까지 1100만원을 들여 혼자 사는 노인들의 주택 22채를 편리한 주거공간으로 개조할 예정이다. 031-591-5236.

◆ 낡은 집 산뜻하게=어려운 이웃에게 산뜻한 주거환경을 마련해주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도 나섰다. 경기도 과천시는 다음달부터 연말까지 영세민 130가구의 낡은 주택을 대상으로 고장난 급수시설을 고쳐주는 한편 도배.도색도 새로 해 산뜻한 공간으로 바꿔주는 생활공간 개조사업을 펼친다. 과천시 사회복지과 02-3677-2216.

정찬민.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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