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경수로건설 어떻게 진행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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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북한에 제공될 경수로(輕水爐)가 울진 3,4호기를 모델로 하게 되면 원자력 발전소 각 부문의 사업은 사실상 이 부문에 노하우가 있는 한국전력이 맡게된다.
이 경우 지금까지처럼 원전 건설의 종합관리는 한전이 맡되 ▲종합설계는 한전기술 ▲원자로 계통의 설계는 원자력연구소 ▲원자로와 터빈제너레이터의 제작은 한중(韓重)▲원전연료 제조는 원전연료(주)가 각각 분담하게 된다.울진 3,4호기의 경우 원자로설계의 95%이상을 우리기술로 해냈지만 핵심부문에 대한 설계등에는 美 GE社등 외국업체를 참여시켰는데 이번 북한경수로 건설에도 마찬가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원전 건설은 원자로를 설계.제작하는 과정과 북한 현지에서의 기초.건설공정등 두과정으로 나뉜다.
설계.제작은 국내에서 하면 되지만 원전 건설을 위한 기초작업과 토목공사등은 북한 현지에서 이뤄져야 한다.국내작업의 경우 이미 지금까지 10여차례에 걸친 제작 경험이 있는데다 관련 인력도 충분히 확보돼 있다.북한 현지 작업이 예정( 96년 착공,2003년 완공)대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이 기간에 연인원 1만여명(전문인력 2천명과 단순 노무자 8천명) 정도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중 특별한 기술이 필요없는 단순노동력은 북한 현지에서 조달하면 되지만,원전 전문기술자와 전기배선등 고급기술을 요하는 전문인력은 외부에서 들어가야 하며,특히 이중 적어도 1천5백명은우리나라 인력으로 충원돼야 한다는 것이 한전의 분석이다.
그러나 원자로 건설중 원전 건설 경험이 있는 기술인력은 국내건설업체들이 이미 충분히 확보해 놓은 상태기 때문에 인력 공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한전은 보고 있다.
북한 현지 공사에 필요한 자재중 시멘트.모래.자갈등의 기초 골재는 북한이 강력하게 주장한다면 북한 것을 쓰게될 수도 있다. 그러나 원자력 발전소에 필요한 특수콘크리트는 특수 기술을 요하는 것이라 북한에서 제작이 가능한지 여부를 놓고 북한과 우리 기술진간에 기술조사등의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이 한전측의 분석이다. 다만 철근은 북한의 물량이 크게 부족한 상태라서 국내산이나 아니면 중국등지에서 들여가야할 형편이다.
이같은 원자재는 그 물량이나 무게가 워낙 엄청나 선박을 통한해상 운송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특히 원자로의 경우는 무게가 6백~7백t에 달하기 때문에 육로수송은 불가능하다.
비용 측면에서도 해상운송이 육상 운송보다 훨씬 쌀 뿐 아니라북한의 입장에서 판문점을 통해 들어오는 것을 원치 않을 것으로보여 제3국을 통한 해상운송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李鎔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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