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 자금시장 異變-시중금리 하락.안정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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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선거를 앞두고는 통상 시중돈이 늘어나고 금리가 오르던 예전과는 달리 시중 통화 수위는 오히려 평소보다 낮고 실세금리도 떨어지는등 자금시장이 이상(?)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기관들의 전반적인 자금사정이 좋은 상태에서 금리가 떨어지자 최근에는 회사채를 발행하는 기업들 사이에서는 채권 시세 차익을 노리고 회사채를 발행하자마자 도로 거둬들이는 편법 「리턴」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런 이상(異常)기류 때문에 각 금융기관들은 앞으로 금리 전망을 세우는데 애를 먹고 있으며 기업들도 자금 운용 계획 짜기를 망설이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실세금리인 3년짜리 회사채 유통수익률은 13일현재 연14.53%로 이달 들어서만 0.44%포인트가 떨어졌으며 91일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 유통수익률도 같은 기간 연14.65%로 0.15%포인트 내렸다.
선거철임에도 통화 관리에 여유가 있어 최근 총통화() 증가율은 통화당국의 이달 관리 목표인 전년동월 대비 17%보다 훨씬낮은 15%대에 머물고 있다.
은행 신탁계정이나 투자신탁.투금사등은 시중에 나오는 회사채들을 적극적으로 사들이고 있으며 콜 시장도 수요보다는 공급이 많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자금 시장 관계자들은 이같은 안정세에 대해▲대기업들이 3~5월중 직접금융시장을 통해 상당한 자금을 비축해 뒀고▲경기 호황으로 기업들의 현금흐름이 좋아진데다▲통화 사정이 좋아지면서 선거후 통화 긴축에 대한 우려감이 줄어들었기 때문으 로 분석하고있다. 또 이달 회사채 순증(純增)분이 5천8백억원으로 4월(1조1천6백억원)의 절반에 불과할 만큼 공급 물량이 줄어든 점을 들어 선거와 관계없이 이달말까지는 안정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선거이후의 하반기 자금 시장 움직임에 대해서는 각 기관들의 전망이 다소 엇갈리고 있다.
정부가 거듭 『앞으로도 통화를 죄지는 않겠다』고 강조하고는 있지만 경기가 계속 활황세를 보일 경우 사정이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허종욱(許鍾旭)조흥은행 상무는 『선거로 인해 금융기관 자금인출이나 통화증발등은 별로 없을 것으로 보며 기업들의 설비투자도지난 5월을 고비로 절정을 넘긴듯한 인상』이라면서 『시장 여건이 괜찮아 선거후에도 통화긴축이 없는 한 금리가 크게 오르지는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李在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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