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마흔청춘 OB박철순 140KM젊은공 해태 사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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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박철순(朴哲淳.OB)의 장수비결은 무엇인가.
투수로는 환갑.진갑을 다 지낸 박철순이 10일 해태전에서 승리,또 다시 국내프로야구 최고령 승리투수기록을 갈아치웠다.
정확히 39세 2개월 29일.
20대 후반만 돼도 볼스피드가 현저히 떨어지는 보통 투수들과달리 朴은 이날도 시속 1백40㎞의 「젊은 공」을 던졌다.
만년청춘의 비결을 들자면 선천적으로 타고난 체력때문이기는 하지만 후천적인 노력도 결코 가벼이 볼 수 없다.
특히 자신의 체력저하에 맞게 투구스타일을 바꿔나가는 노력이 그의 선수수명을 연장시켜주고 있다.
朴의 투구를 유심히 지켜본 사람이면 한가지 다른점을 발견할 수 있다.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도 와인드업을 하지않고 항상 세트포지션에서 투구를 한다는 것이다.체력소모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3년전부터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였던 역동적인 와인드업을 포기한 것이다. 와인드업을 하면 공은 더욱 위력적일 수 있지만 체력소모는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트레이드마크나 다름없는 빠른공을 던지지 못할때 은퇴하겠다』고 밝혔던 메이저리그의 놀런 라이언은 45세의 나이로 은퇴하는순간까지도 아들뻘되는 타자들과 힘대힘의 대결을 펼쳤다.
그러나 자신의 능력을 잘 파악하고 있는 朴은 놀런 라이언과는정반대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박철순은 체력저하라는 순리에 적응하면서 새로운 투구스타일로 젊음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OB는 朴의 역투에 힘입어 해태를 3-1로 이겼다.
〈金弘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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