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덕 빠지면 흥행 안될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한나라당 새 대표 선출을 위한 경선의 막이 올랐다. 후보 등록 마감일인 10일 박근혜(52.재선.대구 달성군).권오을(47.재선.경북 안동).박진(48.초선.서울 종로) 의원 등 세명이 등록을 했다. 5선인 홍사덕 원내총무는 "대통령 탄핵이 시작됐는데 다른 가게를 차릴 수 없다"며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자 당 선관위는 급히 洪총무의 출마를 유도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박근혜 의원과 洪총무의 '빅매치'가 불발해 흥행이 안될까 우려해서다. 후보 등록기간을 12일까지 연장하고, 결선투표제도 도입하기로 했다.

洪총무는 출마자 여론조사 결과와 임시 전당대회(18일)에서의 대의원 투표 결과를 50%씩 반영하는 대표 선출 방식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대로라면 대중적 지지도가 앞선 박근혜 의원이 유리할 걸로 보기 때문이다.

반면 결선투표가 도입되면 사정이 달라진다. 후보자가 洪총무를 비롯해 4~5명이 되면 1차 경선 결과(여론조사+대의원 투표) 누구도 과반수를 쉽게 획득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결선에선 1차에서 상위 1, 2위를 한 후보자만을 상대로 대의원들이 다시 투표한다. 여론조사 변수가 없어져 2위가 역전승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洪총무는 다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한다. 그가 출마할 경우 경선은 '최병렬 대표 지지파'와 '소장파'의 재대결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洪총무는 崔대표 측이, 박근혜 의원은 소장파가 밀고 있기 때문이다. 朴의원은 이날 출마선언을 하면서 "국익과 국민을 최우선으로 하는 실용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박진 의원은 "40대의 정열과 도전정신으로 '건강한 보수정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권오을 의원은 "건전한 보수세력과 합리적인 중도세력을 아우르는 중도우파 정당으로 재탄생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상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