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여행>팔당대교 신생 여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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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자연 시대의 산천은 자연 현상에 의해 서서히 변하지만 개발 시대의 산천은 개발이란 미명아래 자행되는 인간의 폭거(?)에 의해 급속도로 변화한다.
80년대 중반까지 서울 암사동 근처에서 팔당댐 사이에는 수 천년 동안 한강을 지키며 떠 있던 세 개의 섬이 있었다.하나는암사동과 토평리 사이에 돌과 자갈로 이루어졌던 「돌섬」이고,다른 하나는 덕소 앞에 있던 쪽박만한 「쪽박섬」이 며,그 위의 미사리와 동막 사이에는 「사람이 집이나 정자를 짓고 살기 좋은섬」이라는 집 당(堂)자,정자 정(亭)자,당정섬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돌섬도 쪽박섬도 당정섬도 다 없어졌다.한강 개발이라는 미명으로 골재가 채취되어 세 섬은 결국 사라지고 말았다. 대개의 경우 자연 현상에 의한 섬의 출몰은 자연섭리에 따라 다시 자연스럽게 복원된다.홍수가 나서 섬이 떠내려 가도 얼마 가지 않아 그 자리에 섬이 다시 생긴다.그러나 돌섬과 쪽박섬은 인간들이 얼마나 깊게 파먹었는지 몇 년이 가도 다시 부활할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다.
이 두 섬에 비하면 당정섬은 그 규모가 너무나 거대했던 탓인지,아직도 깊게 다파먹지 못한 섬의 밑 자리에는 현재 수도권 한강에서 최대의 여울지대가 형성되어 있다.바로 최근에 개통된 팔당대교 아래 위의 강변 일대가 바로 올해 새로 탄생한 최대 여울지대다.
올림픽도로를 따라 단숨에 달려갈 수 있는 팔당대교의 신생 여울은 강을 찾는 서울 시민에게 낚시로 인한 새로운 행복을 맛보게 해줄 명소임에 틀림없다.
이곳에서는 여울견지 낚시와 배견지 낚시가 주종을 이룬다.또 주말이나 휴일을 이용해 온가족과 함께 낚시와 모터보트,그리고 수상 스키등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전천후 낚시터다.서울에서가장 가까운데다 가장 맑은 강물이 흐르는 여울이 기도 하다.투망으로 한번에 많이 낚겠다는 욕심을 버리고,낚싯대 하나 들고 가족과 함께 소풍 가는 기분으로 떠나는게 바람직하다.
〈한국견지낚시클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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