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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도따라삼천리>8.함양에서 남해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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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함양에서 남해까지 이르는 3번 국도변에는 울창한 숲으로 조성된 천연기념물과 노송숲이 산재해 있다.이 구간에는 특히 삼천포포구에서 남해군창성면 단항까지 3㎞와 남해군창성면과 삼동면 섬사이가 바닷길이어서 배로 건너야한다는 것도 다 른 국도와 크게차이가 나는 점이다.
3번 국도를 따라 함양군화산리에서 1084번 지방도로 길을 바꿔 함양 군청 앞을 지나면 위천수(渭川水)를 끼고 함양읍운림리 3.6㎞구간에 펼쳐지는 함양 상림(上林)숲이 나타난다.
상림 숲은 9세기말 신라 진성여왕때 고운(孤雲)최치원(崔致遠)이 함양 태수로 있을때 위천수의 홍수를 막기위해 제방을 쌓으면서 조성한 인공림.
당시에는 이 숲을 대관림(大館林)이라고 불렀으나 상림과 하림으로 갈라져하림이 함양읍 시가지로 개발되면서 6만3천여평 지역에 상수리나무.졸참나무.서나무등 1백여종 2만그루의 숲이 상림으로 남아있다.
천연기념물 154호인 상림은 거대한 나무들이 장관을 이뤄 바람에 숲이 움직이는 모습이 밀려오는 파도같기도 하고 공룡이 살아움직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거대한 숲 터널을 이루는 상림숲속은 한 낮에도 햇빛이 차단돼어둡고 고즈넉하다.넓다란 숲 터널 옆으로는 오솔길 같은 아기자기한 산책로가 마련돼 있으며 숲속 개울을 가로질러 건너는 죽장교.금호미다리등이 있어 데이트코스로도 안성맞춤이 다.
상림 관리사무소의 한수식(韓壽植.54)관리인은 『상림 숲을 한번 찾은 사람은 우선 숲의 규모에 놀라고 숲속의 짜임새에 또한번 감탄하게 된다』며『상림 숲이 아직은 전국적인 관광지가 아닌 지역관광지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 아쉽다』고 했 다.
지리산 자락을 끼고 있는 산청으로 접어든 3번 국도는 신안면신안리에 이르러 文익점 묘를 품에 안고 있다.문익점은 고려때 당시 원나라가 지배하고 있던 교지국(지금의 월남)으로부터 면화를 들여온 장본인이다.3번 국도를 따라 원지리까지 내려가 20번 국도로 접어들면 단성면사월리 면화시배지에 이른다.이곳에서 문익점과 그의 장인 鄭천익이 목화씨 십여알을 반반씩 심어 그때발아한 세알의 목화가 우리나라 목면 보급의 효시가 된 것이다.
진주시를 관통하는 3번 국도는 진주시청을 지나 진주역 직전에2번 국도와 교차된다.2번 국도로 잠시 접어들어 22.1㎞를 달려 원전교를 건너 좌회전해 1005 지방도를 따라 3㎞쯤 가면 다솔사(多率寺) 입구 안내판이 보인다.남해고 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진주인터체인지로 남해방향으로 빠져나가 곤양 교차로에서북쪽으로 3.9㎞쯤 올라가면 다솔사 입구 안내판이 나타난다.
이 진입로에서 2㎞의 비포장 길을 따라 산속으로 들어가는 길가운데 6백m에 이르는 노송 숲 터널 길은 지나가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감탄사가 나오게 만드는 곳이다.
3번 국도 육지의 끝인 삼천포시에는 남일대(南逸臺)해수욕장이남해 상주해수욕장과 함께 주변 경관이 뛰어나 서부경남에서 피서객이 몰려드는 곳이다.
원래 삼천포시의 이름은 고려때 전국 12개 조창의 하나인 사천 조창이 남면에 설치되면서 개성에서 이곳까지 수로로 3천리이므로 여기에 항구를 의미하는 포(浦)가 붙여져 삼천포로 불린 것이다. 삼천포항에서 끊겨진 3번 국도는 바닷길로 이어진다.삼천포시 포구에서 남해군창선면 단항까지 3㎞가 국도 대신 바닷길이고 남해군창선면과 삼동면섬 사이를 잇는 길이 4백m의 창선교가 지난 92년 무너져내려 배편으로 건너야한다.지난해 12 월삼천포시와 단항을 잇는 교각공사가 착공돼 97년12월에 완공될예정이고 창선교 복구공사가 올 연말에 완공될 예정이다.
두차례에 걸쳐 배와 자동차를 갈아타고 남해군삼동면물건리에 다다르면 7백50m에 달하는 방풍림이 멀리 바닷가에 아련히 모습을 보인다.
천연기념물 150호인 물건방조어부림(勿巾防潮魚付林)은 오른쪽에 기러기가 날아가는 형상을 띤 기러기산과 왼쪽 단게산 사이에움푹 들어간 지형의 바닷가에 수령 3백년 이상의 팽백.참나무.
광대싸리.푸조나무등 고목 2천여 그루가 무성하게 들어찬 지역이다. 물건리에서 3번 국도를 따라 15㎞쯤 내려가면 남해 바다낚시의 명소인 미조면면계리 미조항이 나타난다.이곳이 3번 국도의 최남단이며 강원도 철원군 민간인 통제선 안 월정리역에서 시작된 3번 국도가 5백58.2㎞로 끝나는 지점이다.
南海=高昌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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