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이곳이승부처>16.제주지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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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무소속 주의보」가 이번에도 통용될까-.
제주도는 전통적으로 무소속 강세지역이다.민자당 제주출신 현역의원 3명도 14대총선 출마 당시엔 모두 무소속후보였다.때문에각 후보진영의 전략은 우선 이「무소속 주의보」에 대한 진단과 처방에서 출발한다.
민자당 우근민(禹瑾敏)후보측은 제주의 무소속 바람은 우연이라고 일축한다.강완주(姜完柱)도지부 사무처장은『결과를 놓고 본 얘기』라며『투표성향이 정당보다 인물중심으로 이뤄지다보니 그렇게된것』이라고 말한다.때문에 민자당은 禹前지사의 경력과 인물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 강보성(姜普性)후보측은 무소속 바람이 야당성향에서 비롯됐다고 한다.양승부(梁承富)제주시위원장은『다만 야당에서인물을 키우지 못해 무소속후보로 옮겨갔을뿐』이라고 말한다.때문에 민자당에서 말을 옮겨탄 지 얼마안됐지만 姜후 보의 농림수산부장관 경력등을 홍보한다는 전략이다.
무소속 신구범(愼久範)후보측은 무소속 정서는 기존 정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신이라고 단정한다.愼후보는『제주에는 反민자정서가 팽배하다』며『그렇다고 야당이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한다.愼후보측은 反민자와 무소속정서를 묶어 자극하 는 전략을 짜놓고있다.
제주도는 도지사 선택권을 가진 유권자가 35만명에 불과하다.
서울의 일개 선거구에 불과한 유권자수,그리고 좁은 섬이라는 특수성등은 선거때마다 지연(地緣).학연(學緣).혈연(血緣)을 당락의 주요변수로 꼽게 만들었다.
민자당의 한 선거운동원은『아침에 제주시에서 기침을 하면 그날저녁에 서귀포시에서 알 정도』라며『선거때면 후보마다 얽히고 설킨 혈연등이 총동원돼 전 도민이 사실상 선거운동원』이라고 말했다. 이번 선거전의 양상도 예외는 아니다.각 후보진영은 가동이가능한 혈연.지연.학연조직을 최대한 활용하고있다.
禹후보는 출신지역인 구좌읍과 성산읍을 기반으로 하는 지연에다성산수고(城山水高)동문의 학연을 내세운다.
姜후보는 산남지역의 지연과 함께 오현고 동문조직에 기대를 걸고있으며 진주姜씨의 혈연기반이 2만7천여명에 달해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무소속 愼후보는 조천읍지역을 지연으로,姜후보와 마찬가지로 오현고 동문을 학연으로 삼고있다.
중반으로 돌입한 선거전은 이제 무소속후보의「바람」대 정당후보의「조직」이 대결하는 구도로 짜여지고있다.
愼후보는 지사재직 당시인 지난 3월 선거법 위반으로 전격 입건되면서 시민들로부터 정치성 탄압이라는 동정여론을 광범위하게 불러일으켰다.이같은 여론은 아직까지 바람으로 작용,각종 여론조사에서 강세로 표출되고 있다.
그러나 민자.민주 두 후보진영에선 이같은 바람을 역전시킬 수있다고 장담한다.
민자당은 禹후보가 지사 재직시절부터 공들여온 노인회.지역청년회등의 사조직과 통.반등에까지 파고든 당의 공조직이 불붙기 시작하면 바람을 잠재울 수 있다고 본다.
민주당은 경선함으로써 후발주자로서의 부담을 떨쳤다며 앞으로 김대중(金大中)亞太평화재단이사장과 이기택(李基澤)총재의 방문등중앙당 차원의 지원과 조직으로 무소속 바람을 불식시킨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유권자수 35만여명과 한정된 공간등 제주지사선거전의 특징은 뚜껑을 열기전까지 예측불허의 판세가 지속될 수밖에없다. [濟州=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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