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정치시대 "활짝"-방송3사 시장후보 토론회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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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TV로 시장을 뽑는 시대는 올 것인가.방송사상 처음으로 서울시장후보「빅3」(정원식.조순.박찬종)합동회견이 열린데 이어,이번에는 3후보간 자유토론이 선거운동기간 첫날인 11일 MBC를통해 밤9시40분부터 2시간동안 방송된다.
MBC는 또 D데이 4일전인 23일 부동표 시청자를 위한 2차토론회를 방송할 계획이며 KBS-1TV는 17일,SBS도 26일 각각 토론방송을 준비중이어서 브라운관의「정치쇼」붐을 예고하고 있다.
TV토론(Debate)이 회견과 다른 점은 후보간에 반론을 제기하며 논쟁을 한다는 것.후보들이 질문에 답변만 할뿐 서로「소 닭보듯」외면해 건조한 분위기인 회견에 비해 토론은「말싸움」으로 우선 흥미를 끄는데다 후보의 정견.능력.인격 의 비교우위를 한눈에 보여주는 TV유세의 백미다.
질문부터 회견에서는『10부제에 대한 A후보의 입장은』같은 단답형인 반면 토론에서는『B후보는 10부제를「당분간 지속」으로,C후보는「자율제」로 주장했는데 A후보는 두 후보와 어떻게 다르냐』는 논쟁유도형이다.까다로운 토론에 대비하기 위 해 세 후보는 매일 정책비서들과 모의토론을 실시하는 등 잔뜩 긴장한 모습이다. 향후 TV토론의 모델이 될 11일 MBC토론은 사회자(정동영)와 2명의 보조진행자가 세후보에게 관훈토론회.방송회견등에서 나온 공약을 대비하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질문자는 1분내에 한가지만 물어야 하는 반면 답변시간은 2분30초로 지난달 27일 KBS회견에 비해 30초 늘어났는데,이는 당시 중복질문과 시간부족으로 고생한 후보들의 강력한 요구에 따른 것.
후보들은 타후보의 답변이 끝나면 반론.질문을 제기할 수 있으나 특정사안에 설전이 반복될 경우 사회자가 조정에 나서게 된다.그러나 실제로는 점잖은 이미지를 중시하는 방송여건과 미성숙한국내의 토론 풍토상 화끈한 논쟁을 기대하기는 힘 들 것이란 전망.한 후보 대변인은『답변중 끼어들기 금지등 제약요소가 많아 미국TV토론처럼 활발한 공박과 영향력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TV토론이 선거의 하이라이트로 정착된 미국은 60년 케네디-닉슨,76년 카터-포드,92년 클린턴-부시의 대결등이 판세를 가른 대회전으로 꼽히고 있으나 우리는 경직된 선거법과 후보들의 눈치싸움으로 62년 TV개국이래 선거토론을 한번 도 방송하지 못했다.
김정기(金政起.외국어대 언론학)교수는 『회견때처럼 신변잡기나과거의 잘잘못을 묻는 질문보다 시정(市政)을 보는 시각.세계관등 인물의 됨됨이를 파악하는 질문을 해야 토론다운 토론이 될 것』이라고 방송사에 제안했다.
姜贊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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