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場勢 근거는 낮은株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정부가「5.27 증시안정대책」을 내놓았지만 이 때문에 시장상황이 단번에 개선되는 기미는 없다.그런데도 많은 증시관계자들이6월장세를「점진적인 상승」으로 점치고 있다.근거는 무엇인가.
하반기 이후로 예정된 정부보유주식 매각이 연기돼 물량압박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는 있다.그러나 그 이유만으로 주가상승을 전망하기는 어렵다.6월중 신규공급물량은 1조2천6백억원에 달해결코 만만치 않다.시장금리가 떨어질 것이라고 보 는 사람도 많지 않다.1분기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9.9%에 달할 정도로 경기활황세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돈을 풀어 금리를 낮출 것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다.수급관계나 금리동향만을 놓고 보면 주가상승을 전망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증시관계자들은 6월27일로 예정된 지자제선거와 외국인투자한도확대(7월1일)가 투자자들의 매수심리를 부추길 가능성이 있고 증안기금의 뒷받침도 있어 최소한 주가가 떨어지기는 어렵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고 말한다.그렇다면 순전히 정 부조치로 인한투자심리의 안정이 주가전망을 밝게 보는 이유인가.그보다는 계속되고 있는 경기활황이 기업들의 실적을 크게 호전시키고 있는 데비해 절대적인 주가수준은 너무 낮다는 데서 상승가능성을 찾는 것이 훨씬 설득력이 있다.
동서증권이 추정한 12월결산 상장법인(총5백8개사)의 상반기영업실적을 보면 매출액은 전년동기비 21% 늘어났고 경상이익도56% 증가해 모두 작년 상반기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하지만 이같은 실적호전에도 불구하고 종합주가 지수는 작년 11월 1천1백38포인트를 정점으로 하락행진을 계속해 왔다.
개별종목으로 들어가 보면 저평가된 기미는 더욱 확연해진다.매출액이나 이익규모가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PER는 시장평균치(16.2배)를 훨씬 밑도는 기업이 많이 발생했다.
5월말 주가로 금년 반기 주당순이익 예상치를 적용한 PER가4.4배인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에만 매출액과 경상이익이 31%,1백88%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동부화학.LG화학.호남석유화학 등 유화업종의 매출액도 30~70v 늘고 경상이익은최고 10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지만 PER는 4~11배에 불과하다.물론 주가가 제아무리 저평가돼 있다고 해도 투자자들이 외면해 버리면 그만이다.하지만 경기활황,하반기 이후의 공급물량 압박해소,외국인투자한도 확대 등 최근의 시장여건 변화는 투자자들이 저평가된 종목에 관심을 돌릴 만한 여유를 찾게 해준 것들이다. 〈宋尙勳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