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깊이읽기] 당대의 스타 철학자 지젝 바로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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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누가 슬라보예지젝을 미워하는가
토니 마이어스 지음
박정수 옮김, 앨피
280쪽, 1만2500

'동유럽의 기적' '21세기형 사상가' 'MTV의 철학자'란 평가를 받는 슬로베니아 철학자 지젝에 관한 입문서이다. 정신분석학 박사이면서 정치철학, 영화비평, 대중문화 평론 등 다양한 글쓰기를 하는 지젝은 우리 시대 가장 인기있는 철학자이다. '이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 지젝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이란 말이 있을 정도다.

국내서도 '매트릭스로 철학하기' 등 그의 저서가 17종이나 번역되어, 시나브로 우리 곁에 스며들었다. 그런데 지젝의 적도 적지 않다. 자칭 마르크스주의자이자 라캉주의자인 그를 정치적 좌파, 페미니스트 등이 맹렬히 공격한다. 태도가 불분명하다, 페미니스트 이슈를 자본주의 비판의 부차적 문제로 취급한다는 이유에서다.

이 책은 지젝의 저서와 이력을 짚어가며 누가 왜 지젝을 미워하는지, 어떤 것이 오해이고 어느 것이 진실인지 나름대로 분석해준다. 여기에 지젝의 사상과 이론이 오늘날 우리 사회에 무슨 의미를 갖는지 한국적 시각에서 분석한 옮긴이의 글이 이해를 돕는다. 세계적 인문학 석학들의 이론을 쉽고 정확하게 정리해 초심자들에겐 입문서, 연구자들에겐 안내서 구실을 하도록 한 영국 루틀리지 사의 'Critical Thinkers'시리즈를 옮겨낸 첫 권이기도 하다.

김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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