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바꿔 생각해 봐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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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호 18면

★★★★
감독 스티브 부세미
주연 스티브 부세미,시에나 밀러
러닝타임 84분
개봉 예정 3월 20일

인터뷰

‘파고’ ‘저수지의 개들’의 배우 스티브 부세미가 주연이자 감독으로 만든 영화다. 정치부 기자 피에르(스티브 부세미)는 편집장 눈 밖에 나서 중요한 정치 스캔들을 취재하는 대신 배우 카티야(시에나 밀러)를 인터뷰하게 된다. 카티야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그녀가 누구와 잤는지’가 전부인 피에르는 무례한 언동으로 인터뷰에 실패하고 만다. 그러나 카티야는 교통사고로 다친 피에르를 도와주고, 피에르는 다시 인터뷰를 시도한다.

다른 인물이 거의 등장하지 않고 카티야와 피에르의 인터뷰에만 집중하는 ‘인터뷰’는 영화를 만든 이들 때문에 흥미로운 영화다. 주연인 시에나 밀러는 패션 감각과 염문으로 파파라치들이 사랑하는 표적이 된 젊은 스타이고, 스티브 부세미 또한 오랜 시간 언론 앞에 노출됐던 중견 배우다.

그런 두 사람이 배우와 기자를 연기하는 것이다.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방식으로 찍은 그 공방전은 쉴 새 없는 반전의 연속이다. 정치 담당 기자가 진정 기자라고 믿는 피에르는 카티야의 프로필조차 읽지 않고 인터뷰를 하면서도 틈만 나면 진심과 인간미를 가장하며 그녀의 사생활을 캐내려고 한다.

카티야는 상업영화에 출연하는 젊은 스타다운, 분방하고 바보 같고 조금은 미친 듯한 행동들을 하지만 사실은 영악한 면이 있다. 가식과 진심을 오가는 그들의 진짜 속내를 짐작해 보는 것이 이 영화가 가진 긴장.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면 배우들은 기자를 싫어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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