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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압수수색 했던 박민식 안기부 출신 정보통 정형근 제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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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대구 중-남과 경북 고령-성주-칠곡에서 각각 한나라당 후보로 공천이 확정된 배영식 전 신용보증기금(신보) 이사장과 석호익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은 처음엔 공천을 신청하지 않았다.

강재섭 대표가 오히려 발탁해 추천한 케이스라고 한다. 배 전 이사장은 신보의 경영 성과 덕분에 대구시장 감으로도 거론될 정도로 지역 내 평이 좋다고 한다. 현역인 이인기(재선) 의원을 제친 석 원장도 기존 신청자 군이 마땅치 않아 다시 수소문한 끝에 찾아낸 경우라고 한다.

이처럼 두 사람은 공천심사위원회(위원장 안강민)가 18대 총선 후보로 확정한 영남권 ‘정치 신인급’ 25명 중 운이 좋은 편에 속한다. 공천이 곧 당선으로 여겨지는 당 텃밭에서 후보 자리가 제 발로 찾아든 경우이기 때문이다.

나머지 23명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공천 후보가 됐다. 이 가운데 18명은 현역 의원을 제쳤다.

서울 특수부 검사 출신인 43세의 박민식(사진) 변호사는 친 이명박계의 중진이자 법조 선배인 정형근 의원을 밀어내는 기염을 토했다. 안기부(국가정보원의 전신) 1차장 출신의 정 의원과 국정원 도청 사건 주임 검사로 국정원을 사상 최초로 압수수색하고 임동원·신건 국정원장을 구속한 박 변호사의 이력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 한번 사건을 물면 안 놓는다고 해서 별명이 불도저인 박 변호사는 사시와 외시를 패스했다.

친이 성향 가운데 부산 사상에선 장제원 경남정보대 교수가 3선의 권철현 의원에게 고배를 안겼다. 장성만 전 국회부의장의 차남인 그는 한나라당 2세 정치인 가운데 드물게 공천을 따냈다. 동래에선 BBK 방어를 담당했던 오세경 변호사가 이재웅 의원을 밀쳐냈다. 언론인 가운데 경남 산청-함양-거창에 나서는 신성범 전 KBS 모스크바 특파원은 4선의 이강두 의원을, 대구 달서갑의 홍지만 전 SBS 앵커는 3선의 박종근 의원을 각각 꺾었다. 경북 구미을의 이재순 전 국군간호사관학교장은 여성장군 2호다.

친박근혜 성향의 신인은 적은 편이다. 부산진갑의 허원제 전 SBS 이사, 부산진을 이종혁 세계나무교육 대표, 부산 사하갑의 현기환 전 부산시장 특보가 다음달 9일 실시될 총선에 나선다. 경선 때 박근혜 캠프에서 공보특보로 일했던 허용범 전 조선일보 기자는 3선의 권오을 의원을 물리쳤다.

일부 후보를 두곤 자격 논란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종혁 대표는 1998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국민신당으로 출마했다. 친이 성향의 윤영(거제) 후보는 2003년 4월 거제시장 보궐 선거에 한나라당 후보 경선에서 지자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전력이 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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