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명 죽인 연쇄 살인범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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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명을 살해한 러시아의 연쇄 살인범이 "범죄를 후회하지 않으며 간수들은 오히려 나를 존경한다"는 뻔뻔스런 말을 해 충격을 던지고 있다.

알렉산드르 피추시킨(33)이란 이 살인범은 지난해 범행 일체를 자백한 뒤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감방 생활을 하고 있다. 러시아 언론들은 그를 '체스판 살인자'로 부른다. 그가 체포 뒤 "체스판 칸 수에 해당하는 64명을 살해하려는 계획을 세웠다"고 실토했기 때문이다.
12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그는 러시아 타블로이판 신문 '트보이 덴(당신의 날)'과의 인터뷰에서 "(범죄를 위해) 너무도 많은 시간과 정열을 쏟았다. 내가 후회한다고.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간수들은 나와 얘길 하거나 내게 질문을 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며 "그러나 자기들끼리 '저 친구는 진짜 영웅이야'라고 수군대는 얘길 자주 들었다"고 자랑스레 말했다.

피추시킨은 희생자들을 모스크바 남쪽의 외진 숲으로 유인해 살해한 뒤 배수구에 던져 넣었다. 대부분의 피해자는 중년 이상의 사람들이었으며 알코올 중독자와 같은 사회 부적응자들이었다. 그는 15년 전 처음으로 자신의 친구를 살해한 뒤부터 연쇄 살인의 유혹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는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다는 느낌이 힘을 솟게 했으며 신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게 했다"고 태연스럽게 말했다.

피추시킨은 러시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사람을 죽인 살인범이다. 1992년 안드레이 치카틸로란 살인범이 50명 이상을 살해해 사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다. 러시아에선 현재 사형 제도가 일시 중단된 상태다.

유철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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