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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사랑하는공간>베란다정원-김혜숙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싱그러운 화초는 늘상 보는 이의 마음을 즐겁게 한다.
서울 여의도 장미아파트(38평형)에 사는 김혜숙(金惠淑.46)씨의 2평 남짓한 베란다에 꾸며진 미니 정원은 회색빛 도시의음울함을 잠시 잊게할 정도로 낭만적이다.
1층인 탓에 베란다 바깥의 잔디.나무 등과 어우러져 도대체 어디까지가 안이고 바깥인지를 분간하기 힘든 金씨의 작은 뜰은 패랭이꽃.넝쿨성 고무나무.스파티 필름.얼룩 식나무.미니 장미.
마(麻).금귤 나무 등 20여종의 꽃과 관엽식물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철 푸르름을 즐길 수 있는 관엽류가 많지만,철에 따라 데이지.팬지.피튜니아 등 1년생 화초도 섞어 심는다는 金씨는『요즘은 팬지보다 패랭이.피튜니아가 제격』이라고 살짝 들려준다.
화분을 통째로 놓기 십상인 일반적인 베란다 꾸미기와는 달리 베란다에 나무 판자를 가로세워 흙을 쌓아 식물을 일일이 흙에다직접 심고 자연석과 나무 등걸을 듬성듬성 배치,아파트라는 딱딱한 분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 다.
6평 남짓한 거실은 장미 꽃잎.스타티스 등 마른 소재와 카라등 조화(造花)로 장식돼 있어 집안 전체가 꽃 내음으로 가득하다. 『중학교 3학년때 온실 옆을 지나다가 우연히 인부 아저씨가 고무나무 줄기를 잘라 심는 걸 봤어요.물어보니까 그렇게 하면 줄기 하나 하나가 각각 한 그루의 고무나무가 된다는 거예요.참 신기하데요.』 어린 마음이었지만 죽어가는 나무를 살리고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는 이러한 작업에 뚜렷한 이유없이 끌리게됐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짬이 나면 구파발이나 양재동 화훼 판매장이나 그 부근의 농장을 둘러보는게 낙이에요.처음 보는 종류가 있으면 사기도 하고요.예쁜 걸 즐기는 것도 즐기는 것이지만 화초의 생장 환경 등신비스러움을 직접 체험하기 위해서지요.책에도 나 오지 않는 사항이 부지기수니까요.』 개인사업을 하는 남편은 金씨가 온갖(?)화초를 들여다놓자 처음에는 질릴 정도였지만 이제는 이해해준단다. 〈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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