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제너럴 일렉트릭社 차기회장 落點놓고 고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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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존 웰치 회장(59)의 시대는 영원히 끝나는 것인가.존 웰치는 세계 최대이자 최고수익을 올리고 있는 기업 가운데 하나인 제너럴일렉트릭(GE)社를 무려 14년이나 이끌어 왔다.그러나 이달초 웰치회장이 심장수술을 받기 위해 보스톤의 매사추세츠병원으로 옮겨진 뒤로 그의 시대는 종언을 고했다는 추측이 강하게 일고 있다.
문제는 이상적인 경영으로 정평이 나있는 GE에 웰치회장을 이을 마땅한 적임자가 없다는 것이다.벌써 회사 안팎에서는 누가 차기회장이 될 것인가를 두고 갖가지 루머가 설왕설래(說往說來)하고 있다.
웰치회장은 5월초 가슴에 통증을 느껴 코네티컷州의 브리지포트병원에 입원했었다.브리지포트병원에서 그는 심장과 연결된 혈관에작은 풍선을 집어넣어 막혀 있는 혈관을 뚫는 수술을 받았다.담당의사와 회사는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 웰치회장 이 10일후면퇴원해 업무에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결국 그는 매사추세츠병원으로 옮겨져 더 큰 수술을 받아야 했다.
외부에서는 회사측의 말대로 웰치회장이 복귀하더라도 후계자를 지명해야만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GE는 웰치회장과 같은 강력한 총수감을 찾지 못해 고민하고 있다.한때 웰치회장의 곁에는 로렌스 보시디와 에드워드 후드라는 2명의 걸출한 부회장이 있었다.하지만 보시디는 91년얼라이드시그널社로 옮겨가 버렸고 후드는 93년 은퇴했다.
현재 부회장은 파올로 프레스코(61)라는 이탈리아인이다.그러나 美정부가 방위산업체의 총수에 외국인이 임명되는 것을 법으로금지하고 있어 프레스코는 일찌감치 회장후보에서 제외돼 있다.
회사내에서는 웰치회장의 가장 강력한 후임자로 게리 로저스(50)를 꼽는다.로저스는 감사부서와 간부후보자 양성부서를 거쳤을뿐만 아니라 GE의 경공업부문을 총괄한 경험도 있다.현재 로저스는 GE플라스틱의 사장으로 있다.
그와 경쟁하고 있는 또다른 후보는 재정담당 부사장 데니스 데머맨(49)이다.데머맨은 웰치회장의 측근중 측근으로 GE그룹 전체의 감사를 담당하는 팀을 이끌기도 해 회사전체의 사정을 꿰뚫고 있는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그러나 그는 제조 업의 경험이없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GE의 총수후보로 꼽히지 않으면 섭섭해할 사람은 또 있다.GE캐피털서비스사장인 게리 웬트(53).웬트는 GE의 리스.신용카드.보험사업을 최고의 수익을 올리는 분야로 만들어 놓은 장본인이다.지난해 GE캐피털서비스는 GE그룹이 올린 97억달러의 경상이익 가운데 30%를 차지했다.그러나 그는 불 같은 성격 때문에 적이 많다는 흠이 있다.
하버드大의 새뮤얼 헤이즈 교수는 『웰치회장은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잡다한 분야들을 조화시켜 내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면서 『그런 능력을 가진 후임자를 찾아내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누가 웰치 회장의 후임자가 되든 GE는 상당기간 차기회장 자리를 놓고 산고(産苦)를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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