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通사태 一波萬波 심상찮은 노동현장-韓通 상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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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한국통신노조가 26일부터 준법투쟁의 일환으로 정시출근을 하는등 단계적으로 투쟁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현총련의 핵심사업장인 현대중공업이 쟁의움직임을 보이는등 노사관계가 악화국면으로향하고 있다.또 대표적인 재야 노동단체인 민주노 총준비위원회(民勞準)계열인 쌍용자동차.통일중공업.기아자동차등 대형 사업장노조도 잇따라 쟁의발생신고를 내거나 낼 방침이어서 대형 민간 사업장의 노사분규가 우려되고 있다.한국통신사태의 전망과 함께 현총련 및 주요 사업장 올해 임투의 주 요쟁점과 노조 움직임등을진단한다.
[편집자註] 한국통신노조의 정시(定時)출근이 강행된 26일 다행히 통신 소통에 별다른 차질은 일어나지 않아 많은 국민들은안도하는 모습이다.
이날 노조의 정시 출근투쟁은 다소 일찍 출근한 일부 노조원들이 현관 밖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오전8시45분부터 9시 사이에출근하는 형태로 이뤄졌다.이 과정에서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준법투쟁을 권하는 노조지부장들과 회사측 관계자들간에 다소 승강이가벌어지기도 했다.
이광세(李光世)전남사업본부장은『일부 노조원들이 정시 출근투쟁에 동조하기는 했으나 이들이 출근하자마자 바로 업무를 시작해 9시부터 민원업무는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회사측과 노조측은 이날 정시출근 평가에 있어 큰 시각차를보였다.정시출근에 동조한 노조원들의 수를 회사측은 경기본부 4백56명을 포함,전국 8개 기관에서 모두 1천23명에 불과했다고 발표했다.이는 전체 노조원의 2%에 불과한 수치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전남사업본부 노조원 4천5백57명중 1백3명을 제외한 대부분의 노조원들이 출근투쟁에 참여하는등 전국에서 모두 4만여명이 출근투쟁을 벌여 80% 이상의 노조원이 정시출근에 호응했다고 주장했다.
장현일(張賢一)노조 쟁의실장은『전국의 5만2천 노조원들중 90%가 출근시간인 오전9시에 맞춰 오전8시45분~9시에 출근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사 양측 모두 이날 민원업무 중단등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아 크게 안도하는 표정이었다.
강병태(姜秉泰)노사협력국장은『특별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아 큰다행』이라면서도『그러나 내일 열릴 공노대(공공부문노조대표자회의)집회가 또 하나의 고비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측은 전국의 지역사업본부에 파견했던 실국장 10명을 이날밤 급히 소집해 현지상황을 파악한뒤 공노대의 규탄대회에 직원들의 참석을 막는 방안을 강구했다.조백제(趙伯濟)사장은 이날PC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전국의 10개 지역사 업본부장과 연결,일일이 상황을 체크하기도 했다.
노조측도 언론기관등에 노조의 정당성을 홍보하는 전화를 거는 한편 27일 공노대 집회 참여 방법을 협의했다.노조측은 27일도 정시출근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26일도 도피중인 노조집행부와 노조원들간의 연락은 PC통신 하이텔을 통해서 이뤄졌다.유덕상(劉德相)노조위원장은 26일PC통신 하이텔을 통해 노조원들에게『준법투쟁시 업무에 차질을 빚지 않고 국민생활에 불편을 끼치지 않도록 세심 하게 배려하라』고 지시하고『주변역.터미널등 주요지역에서 모든 방법을 동원해우리의 정당성을 국민들에게 알리라』고 지시,본격적으로 對국민 홍보에 나서는 모습.
〈李元浩.金政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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